유티아이는 걸음마를 막 뗀 벤처회사다. 2010년 4월 설립돼 터치스크린패널(TSP) 사업에 뛰어들었고, 매출이 발생한 것도 지난해 10월(20억원)이 처음이었다.

이 회사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지난해 209억원의 매출을 올리더니 올해 1000억원, 내년에 5000억원을 넘길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매출의 대부분은 해외시장에서 발생했다. 지난 5일 ‘무역의 날’에 수출 7000만달러를 달성한 공로로 은탑산업훈장을 받았다.

◆“불문율 깬 기술 개발”

작년 209억·올해 1000억…"내년엔 5000억" 창업3년 유티아이의 '매출 기적'
“레드오션이 아니냐고요? 아직 기회는 열려 있습니다.”

박덕영 유티아이 대표(53·사진)는 “상식을 깰 수 있는 기술력만 있다면 어떤 상황에서도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티아이는 ‘얇고 화질이 선명한 터치스크린 기술’을 갖고 있다. 많은 업체가 강화유리에 인듐주석산화물(ITO) 필름 등을 여러 겹 조립하는 방식을 활용하는 반면 이 회사는 강화유리 한 장에 터치회로를 심는다. 여기에 TSP를 한 번에 여러 장 자를 수 있는 가공기술도 갖추고 있다.

박 대표는 “TSP 업계에선 강화유리를 자른 뒤 터치회로를 심어야 한다는 게 그동안의 불문율이었다”며 “하지만 유티아이는 이런 불문율을 깨고 터치회로를 심은 뒤 강화유리를 잘랐다”고 말했다. 이 기술 덕분에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2등 기업이 최고의 손님”

박 대표는 “개발 초기단계에서부터 일본 소니모바일을 찾아가 ‘유리 한 장에 터치회로를 심어줄 테니 믿고 맡겨 달라’고 마케팅했다”고 소개했다. “처음에는 소니가 공장도 없는 벤처회사를 믿어주지 않았지만 2년6개월간 개발과 마케팅을 병행한 끝에 공급처를 뚫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1등 기업보다 2등 기업의 혁신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신생회사 기술도 더 잘 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애플이나 삼성전자보다 소니를 첫 고객사로 삼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의 올해 매출은 대부분 소니모바일로부터 나왔다.

올 10월엔 1등 기업인 삼성디스플레이와 양산계약을 맺어 매출을 다변화하고 있다. 박 대표는 “삼성디스플레이와의 계약을 기점으로 유티아이는 더 성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나를 믿는 투자자 찾아야”

박 대표는 연세대 세라믹공학과를 졸업한 뒤 1985년 대우통신에 입사했다. 1991년부터는 삼성종합기술원 소재부품연구소에서 연구원 생활을 하다가 벤처붐이 일었던 2000년 첫 번째 회사를 차렸다.

그는 “첫 번째 사업에선 박막자기헤드 사업을 하다가 2005년 스마트폰 강화유리 사업으로 업종을 바꿨다”며 “사업하면서 시설자금 등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그는 “나를 믿는 투자자를 찾는 게 중요하다”며 “기술보증기금의 도움으로 기업은행·신한은행으로부터 시설자금을 빌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국내 벤처캐피털인 미래에셋벤처와 큐브벤처파트너스에서도 지난해 각각 18억5000만원씩 투자받았다. 유티아이는 내년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한국투자증권과 상장 주관 계약을 체결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