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효진 기자 ] SK커뮤니케이션즈(이하 SK컴즈)가 대표 서비스 '싸이월드'를 분사하며 위기 탈출에 나선다. 신(新)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싸이메라'를 선택, 집중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SK컴즈, 싸이월드 떼내고 싸이메라에 '집중'…CEO 사표 걸고 추진
29일 SK컴즈는 싸이월드 분사를 비롯한 사업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싸이월드를 종업원지주회사 형태(EBO)의 벤처로 분사해 재도약 하는 방안을 궁리 중이다. 이 안이 결정될 경우 SK컴즈는 싸이월드 운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게 된다.

SK컴즈 대신 싸이메라 서비스에 집중, 해외 현지법인을 세우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해외 파트너사와 손잡는 방안이 유력하다. 진출 예정국가로는 싸이메라 다수의 이용자를 확보한 동남아시아, 미국, 남아메리카 등이 거론되고 있다.

싸이메라는 별도의 마케팅 없이도 4000만건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한 카메라 앱이다. 사진 꾸미기 기능이 호평을 받으면서 해외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해외 이용자 비중이 70%에 달한다.

SK컴즈 고위 관계자는 "싸이월드를 분사시키면 국내 서비스는 검색포털 네이트, 메신저 네이트온이 남게되고, 해외 서비스로 싸이메라에 주력할 계획"이라며 "네이버가 라인 일본 현지법인을 중심으로 서비스 하듯, 싸이메라로 공략할 국가를 고르고 있다"고 말했다.

SK컴즈는 만약 해외 파트너사를 찾지 못할 경우, 현지법인 지분 100%를 갖고 해외에 진출하는 방안도민하고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SK컴즈의 모회사 SK플래닛은 참여하지 않는다.

이한상 SK컴즈 대표이사 사장을 비롯해 실본부장급 이상 직책자 전원은 이러한 경영에 책임을 지겠다는 각오로 일괄 사표제출을 결의한 상태다. 최종 사표수리는 회사 구조조정과 사업 방향이 명확히 수리된 후 결정된다.

SK컴즈 측은 "현재와 같은 사업체계와 인력 규모로는 내일의 생존이 더 이상 어렵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며 "결국 재창업 수준의 파괴적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절박함 속에서 과감한 사업구조 조정과 그에 따른 인력조정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SK컴즈는 내달 2일부터 2주간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도 실시한다. SK컴즈는 지난해 말에도 희망퇴직을 실시해 전 직원의 20%를 감축한 바 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