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걸 소리바다 부사장 "맞춤형 검색 도입…온라인 음악 원조 자존심 되찾을 것"
“삼성 뮤직은 국내 최초의 제조사 기반 온라인 음악 플랫폼입니다. 삼성전자와 협력해 양질의 음악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국내 온라인 음악시장 플랫폼을 다양화하고, 누구나 쉽게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사용자경험(UX) 개발에 앞장서겠습니다.”

김현걸 소리바다 부사장(사진)은 26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소리바다는 이번 삼성 뮤직 출시를 시작으로 올해 말부터 혁신적인 서비스를 잇달아 내놓을 계획”이라며 “국내 음악서비스 시장의 전통적 강자로서 새 출발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고 말했다.

이번 삼성 뮤직 서비스 오픈은 국내 ‘원조’ 음악서비스 기업 소리바다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온라인 음원서비스업체 소리바다는 MP3 음원의 개인 간(P2P) 거래 사이트로 시작해 2000년대 초반 2000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유치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이후 불법 다운로드를 방조한다는 논란에 휘말렸다. 2006년 유료 서비스로 개편, 뒤늦게 음원서비스 기업으로 자리잡았지만 대기업 계열 음악서비스에 밀려 2분기 점유율은 3%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번 서비스 시작으로 소리바다는 새 성장 동력을 얻었다는 설명이다. 김 부사장은 “삼성 뮤직은 곡 순위 열람과 검색 기능 중심으로 짜여진 기존 음악서비스와 달리 스크롤 형태로 다양한 메뉴를 넣은 것이 특징”이라며 “이 기능은 다음달 중순 개편할 소리바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과 웹에도 적용되는 ‘뮤직 딜리버리’ 기능을 미리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들이 갈 때 듣는 음악’ 등 다양한 상황에 맞게 ‘쉽게’ 노래를 찾아 들을 수 있는 소비자 중심 음악서비스 개편의 첫걸음이라는 것이다. 그는 “음악 검색이 어려웠던 ‘음악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올해 말부터 사용자 인터페이스(UI), UX를 대폭 개선한 한국형 음악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애초 KT뮤직과 계약을 맺고 삼성 뮤직 서비스용 음원을 공급받으려 했다. 그러나 양측의 계약 조건이 맞지 않아 협상이 결렬됐다. 이후 공개경쟁 입찰 방식으로 협력사를 공모했고, 지난 7월 소리바다가 최종 선정됐다. 김 부사장은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좋은 조건으로 삼성전자와 계약했다”며 “삼성 뮤직이 의의만 큰 것이 아니라 실제 캐시카우 역할까지 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리바다는 최근 5~6%대로 점유율이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김 부사장은 “그동안 기술 개발에 치중하고 마케팅에 힘을 쏟지 않아 점유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는데 최근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때 소리바다와 세트로 인기를 끌던 윈앰프가 종료한다는 소식에 만감이 교차했다”고 했다. 김 부사장은 “윈앰프는 역사 속으로 사라져 가지만 소리바다는 한 단계 도약해 음악시장의 강자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