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눈 밑 지방조직에서 분리한 줄기세포를 이용해 ‘2형 당뇨병’(성인당뇨병)을 치료하는 신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2형 당뇨병은 인슐린을 아예 생산하지 못하는 1형 당뇨병과 달리 혈당을 낮추는 인슐린 기능이 떨어진 상태를 말한다.

안철우·남지선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팀과 김해권 서울여대 생명공학과 교수는 사람의 눈 밑 지방조직에서 분리한 줄기세포를 2형 당뇨병에 걸린 실험용 쥐에게 이식한 결과 혈당 수치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0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의과학학술지(BBRC) 11월호에 실렸다.

연구진은 사람의 눈 밑 지방에 양질의 줄기세포가 많다는 점에 착안, 이 부위에서 분리한 줄기세포를 3주간 ‘인슐린 분비세포’로 분화시켰다. 이후 이를 2형 당뇨병에 걸린 실험용 쥐(15마리)의 신장 막에 이식했다. 그 결과 인슐린 분비세포를 이식한 쥐의 혈당 수치는 이식 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당뇨병이 없는 정상 쥐보다는 조금 높았지만 당뇨병이 있는 대조군 쥐보다 현격히 낮아졌다.

안 교수는 “320만명에 달하는 국내 당뇨환자 대부분이 2형 당뇨병을 앓고 있다”며 “근육, 피하지방, 정맥, 췌장, 신장의 막 등 5개 부위 중 어느 부분에 줄기세포를 주입하는 것이 효과와 편의성 면에서 좋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내년 상반기에 5명 정도의 환자를 대상으로 허가용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자신의 지방조직에서 채취한 세포를 이식하는 만큼 거부 반응이 없기 때문에 기존 주사 치료제보다 훨씬 안전한 당뇨 치료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