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오석 부총리 "2014년 경제운용 핵심은 내수 살리기"
내수 살리기가 내년 경제정책의 핵심 기조로 등장했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은 지난 19일 대전의 한 호텔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정책세미나에서 내년 경제정책 방향의 3대 원칙으로 내수와 수출의 균형, 체감 경기 회복, 경제 체질 개선을 제시했다.

현 부총리는 “올해는 정부 부문이 경기 회복을 주도했지만 내년에는 민간의 역할이 커져야 한다”며 “내수와 수출이 균형을 이루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한국 경제는 수출은 비교적 양호한 반면 내수는 극심한 부진에 빠진 ‘반쪽 성장’ 상태를 면치 못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이러다 보니 지표 경기는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체감 경기는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는 것. 정부는 서민들이 경기 회복을 피부로 느끼기 위해서는 수출과 내수의 균형 성장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내달 중순 발표할 ‘2014년 경제운용 방향’에 내수 증진 방안을 포함할 예정이다.

현 부총리는 내년 한국 경제가 세계 경제 성장률을 능가하도록 하겠다는 의지도 강조했다. 그는 “과거 10년을 보면 2010년을 빼곤 세계 경제 성장률보다 한국의 성장률이 높은 경우가 없었다”며 “내년 경제전망은 세계 경제 성장률보다 높게 가겠다”고 말했다.

현 부총리는 이어 “올해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면서 (경기 회복의) 마중물이란 말을 많이 했는데 이제 불씨가 조금 지펴졌으니 내년에는 풀무질을 좀 해야겠다”며 회복 속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현오석 부총리 "2014년 경제운용 핵심은 내수 살리기"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2002년(7.2%)만 해도 세계 평균(2.9%)보다 훨씬 높았지만 신용카드 사태가 터진 2003년 ‘2.8% 대 3.7%’로 역전된 이후 저성장 상태에 머물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0.3%, 2010년 6.3%로 세계 평균 -0.2%와 5.1%를 각각 앞질렀지만 이후 다시 세계 평균을 밑돌고 있다.

현 부총리는 성장 목표 달성을 위한 조건으로 가계부채 관리 필요성을 지적했다. 그는 20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새누리당 원외 당협위원장을 상대로 한 경제 특강에서 내년 경기 활성화의 걸림돌로 가계부채를 꼽았다.

현 부총리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64%에 달하고 부채 증가 속도도 예상보다 빠르다”고 진단했다. 이어 “서민들이 대출 상환의 중압감에 시달리면 내수가 살아나기 힘든 측면이 있다”며 “장기 분할 상환 제도를 확대하는 등 소득에 비해 부채가 과도하게 늘지 않도록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현 부총리는 앞서 이날 오전 여의도 수출입은행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는 공공기관 방만 경영과 관련, 주무부처의 관리 소홀을 질타했다.

그는 “주무부처는 공공기관에 업무를 위탁하는 입장이고 사실상 한 몸이나 다름없다”며 “공공기관의 경영이나 부채 문제를 다소 소홀히 해온 측면이 있는 것은 아닌지, 그것이 오늘의 위기를 불러온 게 아닌지 다시 한번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재부는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 근절 대책을 내달 초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주용석/김우섭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