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立冬에 할 일은 온기 나누기
그럼 농경사회가 아닌 현대 도시사회에서 절기는 쓸모없는 것일까. 《절기서당》의 저자는 “농부가 절기대로 1년 농사를 해내듯이, 도시인들도 절기의 리듬을 타면 한 해의 계획을 실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절기의 리듬을 현대적으로 변환시키면 ‘한 해의 이 시기에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다는 것. 예를 들면 우수에는 얼음이 녹듯이 응어리져 있거나 맺혀 있는 내 마음의 앙금을 풀어야 하고, 경칩(驚蟄)에는 입춘에 세웠던 계획이 개구리처럼 이리 뛰고 저리 뛰지 않도록 마음을 잘 잡아야 한다는 식이다.
저자는 “절기를 따라 사는 것이 태양을 따라 함께 걸으며 이 세계 안에서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법”이라고 말한다. 춘분(春分)은 마지막 음기가 빠져나가는 시기이므로 묵은 것들을 치우고 정리해야 할 시기이고, 자신의 마음을 맑고(淸) 밝게(明) 표출시켜야 할 청명이 지나면 곡우(穀雨)에는 고전을 외우며 메말라 있는 정신에 단비를 뿌려야 한다.
그럼 11월의 첫 절기인 입동(立冬)에는 어떤 생활을 해야 할까? 입동은 추운 겨울을 버텨내기 위해 사람들과 온기를 나눠야 할 때다. 저자는 자기 자신만 생각하지 말고 옆에 있는 사람들을 귀중하게 모셔야 할 시기라고 전한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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