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태양광 산업이 살아나고 있다. 먼저 올해 글로벌 태양광 발전 설비 수요는 당초 예상치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과 일본, 미국 등이 태양광 전력 생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서다. 아울러 폴리실리콘 등 태양광 발전 설비의 공급 과잉 문제도 해소되고 있다. 장기 불황으로 업계 구조조정이 이뤄져서다. 시장조사업체인 IHS의 애시 샤마 태양광 리서치 수석책임자는 “태양광 산업은 발전 초기 수급 불균형 문제로 혼란이 있었지만 파산과 인수합병(M&A)이 이뤄지면서 건강한 상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볕드는 태양광 산업…中·日 수요 뜨겁다

○일본, 중국 수요 급증

유럽 태양광발전 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태양광 발전 설비 설치량은 지난해보다 31% 증가한 40기가와트(GW)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과 일본이 태양광 전력 생산에 적극 나서면서 유럽의 수요 위축을 상쇄하고 있다. 2008년 ㎏당 400달러였던 폴리실리콘 가격이 20달러 이하로 떨어져 발전 단가가 내려간 것도 수요 증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의 올해 태양광 설치량은 8~10GW를 기록, 당초 예상보다 늘어날 전망이다. 일본은 올해 7GW의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할 예정이다. 지난해보다 세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일본은 당초 목표를 4GW로 잡았지만 상반기에만 이미 3.5GW가량을 설치했다. 올해 미국도 지난해보다 30% 이상 증가한 5GW를 설치할 전망이다. 30%의 세액 공제와 설치 단가 하락이 수요 증가를 이끌었다.

전망도 밝다. 중국 정부는 향후 3년간 매년 10GW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추가로 설치한다는 목표치를 정했다. 2015년에는 태양광 발전을 통해 연간 35GW를 생산할 계획이다. 지난달 국가개발개혁위원회(NDRC)는 ‘가격 레버리지를 이용한 태양광 산업의 건강한 발전에 관한 통지’를 발표하며 지원을 약속했다. 새로운 정책은 소규모 발전인 분산식 태양광 발전에 대해 ㎾당 0.42위안의 보조금을 주고 발전 차액은 지역에 따라 0.9~1위안을 지급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일본은 태양광 보조금이 ㎾당 39센트로 전 세계에서 가장 높아 내부수익률(IRR)도 좋은 상태여서 시장 성장 가능성이 크다. 미국 정부 역시 2025년까지 전체 에너지 생산량 중 재생에너지 비율을 25%까지 올리기 위해 태양광 등 신재생 발전을 독려하고 있다.

○업계 구조조정 가속화

폴리실리콘 부문 공급 과잉도 해소될 전망이다. 원용진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글로벌 폴리실리콘 유효생산량은 40GW로 내년 수요 예상치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연초 신증설이 대부분 취소, 지연됐고 생산을 중단했던 업체들이 설비를 재가동하는 것도 쉽지 않아 당분간 공급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7월 중국 정부는 과잉 설비를 정리하겠다며 적극적인 구조조정 방안을 들고 나왔다. 외신들은 “중국 내 폴리실리콘 제조업체의 75%가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태양광 산업은 정부 지원으로 2008년에서 2011년 사이 급격히 성장했으나 공급 과잉으로 세계 최대 태양광패널 제조업체였던 선텍이 도산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태양광 산업 성장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지난해부터 투자도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경제위기 중에 금융 규제가 커지면서 마땅한 수익처를 찾기 어려운 투자자들의 수요가 몰리고 있다”며 “연평균 수익률 7~9%를 목표로 할 정도로 보수적인 투자를 하는 옥스퍼드캐피털도 태양광 발전에 직접 투자할 정도”라고 전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