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파문' 남양유업, 영업익 85%↓
정부가 식품 가격 인상을 강력히 억제한 여파로 주요 식품업체들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업체는 매출마저 줄고 있어 정부의 ‘식품 가격 옥죄기’가 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매출은 소폭 증가

CJ제일제당, 대상, 오리온, 롯데칠성, 농심 등 15개 상장 식품업체가 지난달 말까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반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들 업체의 매출은 2.78%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상장기업 평균 2.35%보다는 높게 나타났다.

CJ제일제당이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으며 2위 대상과의 격차도 더 벌렸다. 매출 증가율이 가장 큰 업체는 매일유업으로 28.56% 늘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이 좋지 않았던 분유 매출이 정상화됐고, 재무제표 작성 기준이 연결기준으로 바뀌면서 아동복을 만드는 계열사 ‘제로투세븐’의 실적이 반영돼 매출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유업계에서는 경쟁업체인 남양유업의 ‘막말’ 파문으로 반사이익을 누렸다는 분석도 있다. 남양유업은 피해 대리점주들과의 협상이 진행 중이던 지난 5월 이후 대형마트 행사 품목에서 제외되는 등의 여파로 매출이 10.33% 줄었다. 대한제당, 농심, 크라운제과 등도 매출이 감소했다.

○수익성은 악화

15개 상장 식품업체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17.99% 감소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상장기업 전체 평균(5.94%)보다 낮은 5.25%에 그쳤다.

영업이익 감소율도 남양유업(84.79%)이 가장 컸다. 롯데제과(37.08%), 빙그레(35.46%), CJ제일제당(34.96%) 등의 감소율도 30%를 웃돌았다. 백운목 KDB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원재료비, 인건비, 물류비 등 생산비가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식품 기업들이 가격을 높이지 못했다”며 “음식료품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분기 0.5%를 기록해 2006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 이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주요 식품 기업 직원들은 평균 1834만원을 올 상반기 급여로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원F&B와 하이트진로가 32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식품업체 등기임원들은 6개월 동안 1인당 평균 3억6893만원의 급여를 받았다. 등기임원 급여가 가장 많은 회사는 오리온으로 10억3100만원이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