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민(왼쪽부터), 이해인, 남예슬, 김주미, 이유진 씨 등 유네스코에서 인턴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국인 유학생들이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 앞 잔디밭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정태웅  기자
이선민(왼쪽부터), 이해인, 남예슬, 김주미, 이유진 씨 등 유네스코에서 인턴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국인 유학생들이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 앞 잔디밭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정태웅  기자
프랑스 파리에 있는 유네스코(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 본부에는 한국인 대학생 인턴 다섯 명이 함께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유네스코에 직접 이메일을 보내는 등 ‘겁 없는 도전’을 통해 인턴에 합격한 데다 단순 보조업무가 아닌 사업 기획 등에도 직접 참여하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이해인 씨(연세대 불어·경영 4학년, 파리정치대 교환학생)와 이유진 씨(서울대 국제대학원 국제협력 전공, 파리4대학 역사학 교환학생)는 교환학생으로, 김주미 씨(파리정치대 인권학 석사과정)는 유학생으로 프랑스에서 공부하다 여름방학을 이용해 유네스코 인턴으로 활동하고 있다. 남예슬 씨(텍사스주립대 교육정책학 석사과정)는 미국에서 유학 중이지만 전화 등을 통해 유네스코 국제협력팀과 접촉, 인턴으로 합류했다. 이선민 씨(숙명여대 통계학과 4학년)는 여성가족부 국제전문여성인턴 사업에 선발돼 유네스코에 6개월간 파견됐다.

이들 인턴 5인방의 유네스코 활동은 다양하다. 이해인 씨는 ‘세계 교사의 날’ 행사와 관련한 브로셔 제작에 참여하고 있으며 유네스코 친선대사인 방글라데시 유명 패션디자이너 비비 러셀의 패션쇼 무대에 모델로 섰다. 김주미 씨는 내달 서울에서 열리는 글로벌 시티즌십 콘퍼런스 관련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남씨는 북한 등 교육소외지역에 대한 교육원조 프로젝트를 직접 기획, 주요 사업내용을 준비하며 회원국 지지를 모으는 중이다. 이유진 씨는 “국제기구 인턴은 업무보조에 머물지 않고 스스로 일을 만들어 해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라며 “국제경험을 쌓고 교육문화 분야 인적 네트워크도 넓힐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기구 인턴으로 일하려면 도전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선민 씨는 “두려움 없이 일단 국제기구의 문을 두드려야 생각이 확장될 수 있다”며 “언어도 중요한 요소”라고 지적했다. 남씨는 “단순히 경력을 쌓으려 하기보다 열정을 갖고 교육문화 분야에서 차곡차곡 전문성을 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턴 5인방은 학교를 마친 뒤에도 국제기구로 진출할 계획이다. 그동안 정부 공무원이 국제기구에 파견되는 경우는 많았지만 한국이 분담금을 내는 데 비해 한국인이 국제기구 직원으로 채용된 사례는 많지 않았다. 김주미 씨는 “국제기구에서 세계 인권과 민주주의, 평화, 교육 등의 부문에서 일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파리=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