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월드스타 싸이도 반했다"…'자동차 개조 달인' 장종수 대표
"가수 싸이도 반했습니다."

17일 오후 강남 역삼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자동차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생산업체나 수공업자들이 고객의 요구에 따라 제품을 만들어주는 일종의 맞춤제작 서비스) 전문가인 장종수 장커스텀 대표(42·사진)는 "그동안 연예인 차량을 많이 개조했다"며 자신감이 넘쳤다.

장 대표는 "2년 정도 제작 기간을 두고 싸이의 전용버스를 만들 계획"이라며 "싸이가 직접 버스를 제작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싸이 버스뿐 아니라 걸그룹 포미닛의 미니밴을 현재 기획·제작하고 있다.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가 제작을 의뢰해서다. 지난해는 개그맨 허경환의 애마인 '포드 머스탱'을 멋지게 꾸며 자동차 튜닝(개조) 전시회인 서울오토살롱에 선보였다.

그동안 가수 박진영의 스튜디오 밴(스타렉스 개조)을 비롯해 원더걸스 멤버 선예의 쏘울 커스텀카 등 다수 연예인 차량이 그의 손을 거쳤다. 고(故) 최진실이 타던 벤츠 S600은 장 대표가 손을 봐서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 전시된 적 있다.
장 대표가 개조한 가수 박진영의 스튜디오 밴(스타렉스 개조).
장 대표가 개조한 가수 박진영의 스튜디오 밴(스타렉스 개조).
지난 14일 끝난 '2013 서울오토살롱'에서도 장 대표는 다양한 캠핑카를 소개해 관람객의 시선을 끌었다. 자동차 외장 변경은 물론 캠핑카로 만들어 달라는 주문이 들어오면 일반인 차도 개조해 준다. 주문량은 한 달 평균 5건 정도 된다.

캠핑카 가격은 비싼 편인데 300만~500만원만 투자하면 국산 싼타페를 캠핑용 차로 바꿀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 "벤츠 스프린터를 타고 다니는 모기업 회장이 '비즈니스 겸용 특수 캠핑카'를 원해 주문을 의뢰한 적도 있었다"고 장 대표는 귀띔했다.
2013 서울오토살롱에 전시된 장커스텀 캠핑카의 실내.
2013 서울오토살롱에 전시된 장커스텀 캠핑카의 실내.
인터뷰 중 직업은 '튜닝 전문가'로 불러야 하는지 물어봤다. 이에 대해 그는 "내 직업은 정확히 표현하자면 '자동차 커스텀 디자이너'가 맞다"며 "자동차 커스텀은 차를 사랑하는 일반 유저들이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차를 연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대표가 이 사업을 시작한지도 올해로 12년째. 어릴 적 미술에 대한 호기심이 많았던 그는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현지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했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2001년 장커스텀(경기 용인시 소재)을 열었다.

그는 유치원에 다니던 시절 전국어린이미술대회에 나가 대상을 탔던 경력도 있다고 밝혔다. "그 어린 꼬마가 자동차를 그렸는데 서스펜션 스프링까지 그림으로 표현해 상을 탔던 것 같아요." 그날 받은 상이 지금의 모습까지 이어진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장 대표의 작업물을 보고 자동차 제작사들이 참고한 경우도 있었다. 그는 "선예의 쏘울 커스텀카는 유럽의 업체들도 흉내냈던 것을 봤다"며 "2001년 티뷰론의 카오디오에 3개짜리 멀티 게이지를 달았는데 2~3년 후 현대차가 후속 투스카니에 그대로 모방하더라"고 웃음을 보였다.

장 대표는 자동차 커스텀을 널리 알리고 자신의 커리어를 쌓기 위해 연예인 차량을 주로 작업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일반인 캠핑카 작업을 더 많이 할 계획이라고 했다. 작업 기간은 짧으면 3~5일, 길면 15~20일 정도면 충분하다는 것.

"커스텀 작업 초기엔 외적으로 멋진 것만을 강조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기능적 미학을 연출하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캠핑카로 용도 변경하더라도 순정차가 가진 디자인을 해치지 않아야 되요. 무엇보다 용도 변경시 안전은 필수죠."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