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와 같은 묘한 목소리?
“사람을 홀리는 인어와 같은 묘한 목소리를 가졌다.”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 심사위원이었던 가수 이승철이 ‘시즌3’ 참가자였던 혼성 듀오 ‘투개월’의 김예림에 대해 내린 평가다. 투개월은 이 대회에서 ‘울랄라세션’ ‘버스커버스커’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다른 두 팀이 그동안 방송이나 음반 등으로 활발히 활동한 데 비해 투개월은 윤종신이 만든 기획사 ‘미스틱89’에 들어가 차근차근 음반 준비를 해 왔다. 이후 1년7개월 만에 솔로 음반 ‘어 보이스(A Voice)’로 돌아온 김씨를 지난 17일 한국경제신문 인터뷰룸에서 만났다.

김씨는 “내 목소리로는 처음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간다는 의미에서 앨범 이름을 ‘어 보이스’로 지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음반에는 윤종신을 비롯해 조정치, 하림, 이상순, 페퍼톤스의 신재평, 메이트의 정준일, 검정치마, 스윙스, 이규호 등 색채가 뚜렷한 뮤지션들이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타이틀곡은 윤종신이 작사·작곡한 ‘올라잇(All Right)’이다. 이별을 앞두고 슬픔과 분노가 가득하지만 애써 담담하게 ‘괜찮다’고 말하는 여자의 복잡한 감정을 그린 곡이다. 17일 음원이 공개된 후 멜론 벅스 엠넷 등 8개 주요 음원 차트 1위를 차지했다.

“녹음할 때에는 최대한 무심하게 노래하되 그 안에 슬프고 유혹적인 느낌도 담아내야 한다는 주문을 받았어요. 종신샘(윤종신)이 저를 워낙 잘 아셔서 그런지 처음 불렀을 때부터 입에 달라붙더라고요.”

김씨의 소속사에는 윤종신 조정치 하림 박지윤 퓨어킴 등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뮤지션이 포진하고 있다. 그는 이들과 함께 지내며 “다양한 분위기를 흡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퓨어킴 언니와 함께 가사 작업도 하고 있어요. 작곡도 공부하고 있고요. 종신샘은 경험을 최대한 많이 쌓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하세요.”

학업 때문에 미국에 있는 투개월의 또 다른 멤버인 도대윤은 내년쯤 귀국해 투개월로 함께 활동할 예정. 김씨는 “둘이 부르던 노래를 혼자 부르자니 그의 빈자리가 느껴진다”며 “곡의 전체적인 흐름을 혼자 책임지고 가야 하는 게 가장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음반에는 지난달 투개월 결성 2주년을 맞아 공개한 곡 ‘넘버 원(Number 1)’도 담겼다. 신재평이 쓴 이 곡은 서로를 그리워하는 남녀의 애틋한 감정을 어둡지 않게 표현했다.

“‘누구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은 일부러라도 하지 않아요. 제 주위의 쟁쟁한 뮤지션들이 갖고 있는 다양한 장점을 흡수하고 싶어요. 앞으로 어떤 가수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최대한 즐기면서 음악을 하는 게 당장의 목표예요.”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