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대세는 페이스북·밴드
트위터는 지고 있지만 대중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그만둔 건 아니다. 트위터에 피로감을 느낀 SNS 이용자들은 덜 개방적인 페이스북이나 ‘폐쇄형 SNS’인 밴드 등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 때문에 페이스북은 이용자가 꾸준히 늘고 있고, 지난해 8월 NHN이 내놓은 밴드는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실제 페이스북에 한 달에 한 번 이상 접속한 가입자는 작년 6월 600만여명에서 9월 1000만명을 돌파했고, 올 2월엔 1100만명에 달했다. 페이스북 통계 업체인 소셜베이커스에 따르면 지난 6개월간 페이스북 한국 이용자는 100만명가량 줄긴 했지만 여전히 한국인이 가장 많이 들여다보는 SNS 중 하나다.

페이스북은 △유명인을 팔로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 지인과 친구를 맺고 △2030세대가 주로 사용하는 트위터와는 다르게 사용 연령층이 다양한 데다 △트위터처럼 ‘설전’이 오가기보다 서로를 격려해주는 ‘좋아요’ 기능 등이 한국에서 인기가 꺾이지 않는 요인으로 꼽힌다.

페이스북은 개방형과 폐쇄형의 중간 형태의 SNS다. 트위터처럼 안면이 없는 사람과도 정보를 공유하는 게 아니라 실제 인맥 범위 안에서만 글이 공유된다. 하지만 내 글을 누군가 공유하거나 ‘좋아요’를 누르면 친구가 아닌 다른 이들의 타임라인에도 내 글이 노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완전한 ‘폐쇄형’도 아니다. 페이스북은 이런 오픈형 서비스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지정한 사람끼리만 공유할 수 있는 ‘그룹 기능’, ‘친구만 보기’ 기능 등을 최근 추가했다. 트위터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최근 가장 뜨고 있는 SNS는 NHN의 밴드다. 밴드는 트위터나 카카오톡과 달리 ‘친밀도’에 따라 별도의 그룹으로 분류해 각 그룹과 개별적인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철저히 폐쇄형 SNS다. 예컨대 ‘가족 밴드’ ‘인턴 동기 밴드’ ‘고교 동창 밴드’ ‘회사 부서 밴드’ 등 원하는 밴드를 개설하고 각기 다른 이야기와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밴드의 가입자 증가세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압도한다. 현재 밴드의 누적 다운로드 수는 920만여개, 개설된 밴드 수는 330만여개 수준이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40일 만에 다운로드 수 100만개를 돌파했고, 170일 만에 500만개가 깔렸다. 1000만개 돌파까지 280여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1000만명의 사용자를 모으기까지 750여일이 걸렸다.

이학선 NHN 캠프모바일 커뮤니케이션팀장은 “직장 상사나 옛 여자친구, 온라인상에서만 안면이 있는 사람이 모두 내 소식을 보고, 나 역시 궁금하지 않은 다른 사람의 사생활을 알게 되는 개방형 SNS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밴드를 비롯한 폐쇄형 SNS는 단순히 오가는 메시지의 양이 아닌 질적인 측면에서 트위터와는 다른 서비스”라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