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주택 리츠 규제완화에도 연 6% 수익 어렵다
1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임대주택 리츠의 규제를 완화하고 하우스푸어 구제 리츠를 새로 만들 예정이다. 정부 대책이 나온 뒤 금융권 투자자들은 국토교통부가 운영하는 하우스푸어 리츠에만 관심을 보이고 있다. 수익률이 보장되는 데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자금 회수를 보장해주는 등 손실이 발생하면 정부가 책임지는 구조로 설계됐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임대주택 리츠에 한해 1인당 주식 소유한도(30%)와 주식 30% 공모 의무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사모와 공모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부동산펀드와 달리 리츠는 주식 소유한도와 공모 의무가 있어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를 유치하는 데 어려움이 크다는 관련 업계의 목소리를 반영한 조치다.
규제 완화에도 임대주택 리츠에 대한 반응은 냉담하다. 주택을 매입해 임대사업을 할 때 연 6% 이상의 적정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방의 미분양 아파트를 통째로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도저히 수익률을 맞출 수 없어 포기했다”며 “아파트 월세 시장이 아직 크지 않은 데다 향후 자금 회수 방법도 불투명해 임대주택 리츠를 설립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임대주택 리츠는 자산 100%를 임대 물건으로 구성해야 한다. 지금까지 민간에서 임대주택 리츠가 운영된 사례는 없다. 대부분 개발 프로젝트를 직접 시행하거나 공매로 부동산 물건을 구입하는 상황이다. 서민석 코람코자산신탁 이사는 “정부의 규제 완화 이전에도 임대사업을 할 마음만 먹으면 부동산 펀드를 통해 간접 투자하는 방법 등으로 규제를 피할 수 있었다”며 “임대사업은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외면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기존 주택을 매입해 기업형 임대 사업을 하는 게 어렵다는 점은 인정한다”며 “최근 주택임대업에 뛰어든 KD리빙 같은 주택임대관리전문업체가 직접 개발 사업을 벌인 뒤 임대사업을 하는 데에는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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