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G프로는 ‘5인치 같은 5.5인치 스마트폰’입니다. 테두리를 1㎜ 줄이려고 5번에 걸쳐 시제품을 다시 만들었어요.”(김영희 하드웨어개발팀 수석연구원)

지난달 말 출시된 ‘옵티머스G프로’는 LG전자가 처음 내놓은 풀HD 5.5인치 스마트폰이다. 이 제품 기획은 2011년 말부터 시작됐다. 김미경 MC사업본부 MC연구소 상품기획팀 차장은 “소비자들이 어떤 제품을 선호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스마트폰을 구입할 손님처럼 행세하면서 서울 주요 대리점과 판매점을 직접 발품을 팔며 돌아다녔다”며 제품 콘셉트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김 차장은 “결론은 ‘화면은 크지만 한 손에 들어오는 스마트폰’이었다”고 설명했다.

풀HD를 즐길 수 있는 화면 크기(5.5인치)가 정해지자 그 다음 관건은 테두리(베젤)를 줄이는 일이었다. 김 수석연구원은 “사람의 촉감은 굉장히 민감해 베젤이 0.2㎜만 늘거나 줄어도 알아차린다”며 “처음 만든 시제품의 베젤은 4㎜대였는데 5번에 걸쳐 3㎜로 줄였다”고 말했다. 그는 “액정표시장치(LCD) 외에 남는 공간이 거의 없을 정도로 베젤을 최대한 줄여야 했다”며 “효율적으로 계산하지 못하면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때 LCD가 깨져버리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그 균형을 맞추는 것이 제일 조심스러웠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베젤뿐만이 아니었다. 개발팀은 1년여 동안 5대의 옵티머스G프로 ‘완성품’을 동시에 만들었다. 배터리 일체형 제품, 홈 키가 없는 제품 등이 그것이었다. 김 차장은 “휴대폰 대리점을 돌아다니면서 한국 소비자들은 배터리 일체형보단 탈착식을 선호한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옵티머스G는 일체형이지만 G프로는 탈착식으로 나온 이유”라고 덧붙였다.

‘경쟁사에서 출시되는 제품보다 무조건 사양을 높이라’는 주문 때문에 출시 막판까지도 긴장을 늦추지 못했다. 김 수석연구원은 “중앙처리장치 속도를 1.5㎓에 맞춰 개발하고 있었는데, 경쟁사에서 올해 1.7㎓ 속도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탑재해 제품을 낸다는 소문이 있었다”며 “G프로가 국내 출시된 스마트폰 중 최대 속도를 자랑할 수 있었던 이유”라고 설명했다.

풀HD 디스플레이에 1.7㎓ 속도의 AP를 장착하는 등 하드웨어 사양도 최고급이지만 소프트웨어 기능에도 신경을 썼다. 특히 피사체와 찍는 사람의 얼굴을 동시에 찍을 수 있는 ‘듀얼 레코딩’, 움직이는 피사체를 따라다니며 자동으로 초점을 조절해주는 ‘트래킹 포커스’ 등 다양한 카메라 기능을 집어넣었다. 박지영 소프트웨어개발팀 책임연구원은 “개발 초기부터 이 제품의 개발 콘셉트는 ‘나와 내 가족을 행복하게 해 주는 휴대폰’이었다”며 “행복한 시간을 더 재미있고 알차게 공유할 수 있는 카메라 기능을 기획해 개발했다”고 말했다.

국내 시장에서 옵티머스G프로의 경쟁작은 얼마 전 공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S4’다. 김 차장은 “일단 갤럭시S4보다 화면이 크고 자연스러운 화질로 인정받고 있는 IPS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는 점은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