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한국에서 개최되는 미국과 세계연합(유럽 제외) 대표팀 간의 프로골프 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이 인천 송도의 잭니클라우스GC에서 열린다.

한국경제신문이 3일 여러 명의 대회 코스 선정 관계자 등을 취재한 결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GC, 경기 여주시 해슬리 나인브릿지 등 막판까지 경합을 벌인 골프장들이 포기 또는 탈락함에 따라 잭니클라우스GC와 최종 계약만을 남겨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PGA투어 측 코스 선정 관계자는 “최근 잭니클라우스GC와 스카이72GC(하늘코스) 등 2곳으로 압축된 상태며 조만간 결정을 내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영재 스카이72GC 대표는 “PGA투어가 요구하는 개최 요건을 맞추기가 사실상 불가능해 포기했다”고 말했다.

미국의 골프위크 인터넷판에서도 최근 이곳 코스를 설계한 잭 니클라우스의 한국 방문 사실을 보도하면서 대회 개최 가능성을 외국 언론으로는 처음 언급했다. 니클라우스는 골프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송도에는 훌륭한 호텔이 있고 공항도 인접해 있다. 최고의 클럽하우스와 코스 시설 등을 갖춰 프레지던츠컵을 개최하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잭니클라우스GC 관계자는 “아직 계약서에 최종 사인을 하지 않았지만 이달 중으로 계약을 완료하고 다음달에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PGA투어의 까다로운 요구 조건이 막판 타결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다. 개최지로 선정된 골프장은 스폰서십 비용으로 800만달러(약 90억원)를 미국 PGA투어에 지급해야 한다.

더 큰 문제는 코스 개조다. 미국 PGA투어 관계자는 “잭니클라우스GC는 그린에 언듈레이션(굴곡)이 심해 핀을 꽂을 곳이 마땅치 않아 이를 손봐야 한다”며 “공사 기간에는 수개월간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잭니클라우스GC 측은 개최를 하더라도 PGA투어의 요구를 전부 수용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800만달러의 스폰서십 비용을 지원하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코스 개조 공사나 영업적인 문제 등 아직 협의해야 할 부분이 남아 있다는 것.

PGA투어 실사단은 그동안 후보 골프장을 점검한 뒤 티잉그라운드 신설, 불필요한 벙커나 나무 제거 등 홀 공사, 갤러리 이동 경로 마련 등 구체적인 개선 사항을 골프장 측에 전달했다.

후보지 중 하나였던 스카이72GC는 초반 유치에 적극적이었다가 PGA투어가 제시한 요구 조건을 듣고 포기했다. 김영재 대표는 “후원 비용과 코스 개·보수 비용에다 10월 시즌에 3주간 휴장하게 되면 16억~17억원의 손실이 추가로 발생한다”고 말했다.

해슬리나인브릿지CC는 주변에 숙박 시설이 부족하고 갤러리 이동 경로가 나오지 않는 등 입지 요건이 좋지 않아 탈락했다. 안산 대부도의 아일랜드CC도 후보지로 거론됐으나 교통이 불편해 제외됐다.

프레지던츠컵은 개최국 대통령이 대회 명예의장을 맡는 전통을 갖고 있다. 최근 청와대도 프레지던츠컵 유치와 관련된 내용을 뒤늦게 인지하고 상황 파악에 나섰다. 서미경 청와대 문화체육비서관은 “프레지던츠컵이 국제적으로 큰 대회긴 하지만 상업적인 대회이고 국가 대항전도 아니라 정부가 개입할 성격의 행사는 아니다”며 “대회 참석 여부는 그때 가서 상황을 보고 판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프레지던츠컵

미국 PGA투어가 ‘라이더컵’(미·유럽 프로골프 대항전)을 본떠 미국과 세계연합팀(유럽 선수 제외) 대항전으로 1994년에 창설한 골프대회.

한은구/정종태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