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대중화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인기를 끌면서 많은 기업들이 모바일 마케팅 차원에서 주목하는 기법 중 하나가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이다. 이 기법은 비디오 게임의 특성을 활용해 이용자의 체험을 유도하고 관심을 높이는 것이다. SNS인 포스퀘어는 관광지나 레스토랑 등 특정 장소를 먼저 이용하는 사람에게 일종의 훈장같은 배지를 부여하고 점수를 쌓을 수 있게 한다. 이용자에게 미션을 부여해 성취를 통한 심리적 즐거움을 주고 단계별로 적절한 보상을 줌으로써 적극적인 구매와 참여를 유도하는 대표적인 모바일 마케팅 사례다.

《마케팅 키워드 101》은 게이미피케이션과 같은 최신 트렌드부터 일반 경영이론에 이르기까지 마케팅 전반을 101개 키워드로 정리한 경영지침서다. 고려대 경영대 마케팅 전공 교수인 저자는 마케팅 이론과 개념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각 키워드를 최근 이슈화됐거나 관심을 모은 사례를 들어가며 간략하면서도 알기 쉽게 설명한다.

또 마케팅 부서 담당자나 소규모 점포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지침까지 제시한다. 게이미피케이션을 마케팅에 도입할 경우 전통적인 광고에서 즐겨 사용하는 스토리텔링 기법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흥미로운 얘깃거리로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게임 형식으로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면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노베이터와 얼리어댑터를 구별해 설명한 부분도 흥미롭다. 이노베이터는 신제품 출시 시점부터 구매하는 시기로 따졌을 때 2.5% 안에 드는 소비자, 얼리어댑터는 2.5% 이후 16% 이내에 드는 소비자다. 이노베이터는 열광적으로 빨리 구매하지만 입소문에는 인색하고 얼리어댑터는 일반 소비자보다 일찍 구매하면서 이용 경험을 알리는 데 적극적이다. 따라서 기업 입장에서는 이노베이터보다 얼리어댑터가 더 가치가 높은 고객이라는 설명이다.

이 책은 저자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3분 라디오 MBA’란 제목으로 진행한 130여편의 방송 콘텐츠를 재구성한 것이다. 힐링, 꽃중년, 체리 피커(혜택만 빼먹는 얌체 고객) 등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시사용어부터 시장 분석과 기업경영 전략, 브랜드 관리, 소비자 심리와 고객 관리, 시장조사와 타깃 설정, 가격 결정, 광고와 프로모션, 유통·서비스업에 이르는 방대한 콘텐츠를 담고 있다.

총 8장으로 이뤄진 이 책은 마케팅 전반을 체계적으로 다룬 이론서는 아니지만 장별로 키워드를 중심으로 짜임새있게 구성돼 있어 해당 부문이나 산업에 대한 흐름을 파악할 수 있게 해 준다.

6장에서는 준거가격과 세트메뉴 가격, 가격 할인, 미끼 상품, 무한 리필, 쿠폰, 리베이트 등의 키워드를 엮어 가격을 결정하는 여러 가지 요인과 이를 마케팅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유기적으로 설명한다. 유통·서비스업과 관련된 키워드를 묶은 마지막 장에서는 PB(유통업체 자체 상표)와 카테고리 킬러, 회원제 창고형 클럽, 드러그스토어 등을 통해 국내 유통업계의 최신 트렌드를 소개하고 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