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그룹의 인터넷·모바일 서비스 회사인 KTH(KT하이텔)가 대규모 구조조정을 추진한다. 수익성 개선을 위한 사업진단을 진행 중인 이 회사는 이달 말 임기가 끝나는 경영진 교체와 함께 사업 재편에 나설 예정이다.

KTH는 여러 해 적자를 내고 있거나 수익성이 낮은 프로젝트를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일부 개발자들은 이미 회사를 그만두는 등 인력 이탈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직원 수가 536명인 KTH는 사업 재편 결과에 따라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할 가능성도 있다. 서정수 사장과 박태웅 부사장은 이달 말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KTH가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로 결정한 것은 최근 3년 연속 영업손실과 순손실을 내는 등 실적이 매우 나빴기 때문이다.

2010년 1501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1269억원으로 줄었다.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 ‘푸딩카메라’와 ‘푸딩얼굴인식’이 높은 다운로드 수를 기록하고 위치기반서비스 ‘아임인’도 국내에서 빠르게 내놓았지만 매출을 늘리고 수익을 내는 데는 실패했다. 지난해 7월 인터넷 포털사이트 ‘파란’ 서비스를 종료하고 모바일 사업에 힘을 쏟아부은 것만으로는 부족했던 셈이다.

업계에서는 KTH가 인터넷서비스 사업을 축소하고 KT와 연계한 올레마켓·인터넷TV(IPTV) 콘텐츠, 스카이라이프와 연계한 T커머스(TV 전자상거래) 위주로 사업을 재편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4분기 푸딩과 아임인 등 인터넷서비스 부문 매출은 전체의 7.5%에 그쳤다.

반면 IPTV용 영화콘텐츠 매출은 2010년 110억원에서 작년 300억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3명이던 T커머스 관련 인력은 올해 70명 수준으로 늘릴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KTH 관계자는 “조직과 사업성 측면에서 모든 사업에 대한 진단을 진행 중”이라며 “향후 계획은 진단 결과에 따라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KTH의 새 경영진 후보는 12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결정된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