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은 인간의 시각을 초월한다. 높이 48m, 너비 900m에 이르는 나이아가라 폭포는 보는 것만으로도 사람을 압도한다. 인디언들은 눈보다 귀로 나이아가라를 느꼈다. ‘천둥소리를 내는 물’ 같다는 인디언들의 표현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나이아가라 폭포를 바라보고 있으면 자연이 인간에게 준 최고의 선물임을 확신하게 된다. 해마다 2500만명에 이르는 관광객이 이 폭포를 찾는 건 이런 까닭 아닐까.

○나이아가라를 보는 5가지 방법

나이아가라는 미국과 캐나다에 걸쳐 있는 거대한 폭포다. 미국 쪽에 연한 폭포는 미국 폭포, 캐나다 쪽에 있는 폭포는 캐나다 폭포라고 이름지었고, 그 사이에 있는 면사포 폭포를 모두 포괄해서 나이아가라 폭포라고 부른다. 두 나라에 걸쳐 있지만 실상 나이아가라 폭포로 인해 덕을 보는 나라는 캐나다다. 폭포가 떨어지는 쪽이 캐나다를 향해 있어 나이아가라를 제대로 보려면 캐나다에서 보아야 한다.

폭포는 다양한 각도와 위치에서 볼 수 있다. 이 거대한 풍경을 한눈에 조망하고 싶다면 헬기를 타는 것이 좋다. 헬기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은 모든 것이 경이(驚異) 그 자체다. 헬기 탑승시간은 10여분에 불과하지만 감동은 오랫동안 가슴에 남는다.

헬기를 타는 것이 마땅치 않으면 160m 높이의 전망대인 ‘스카이론 타워’에 오르면 된다. 전망대에서는 2개의 나이아가라 폭포인 아메리칸 폭포와 캐나디안 폭포를 동시에 내려다 볼 수 있다. 나이아가라 폭포를 가장 실감나게 느끼고 싶다면 유명한 뷰 포인트인 ‘테이블 록 포인트’에서 구경하는 것이 좋다. 폭포의 물보라에 젖을 정도로 가까운 위치에서 나이아가라의 속살을 감상할 수 있다.

또 하나의 관람 방법은 유람선이다. ‘안갯속의 숙녀호’라는 낭만적인 이름을 가진 배를 타고 폭포 바로 앞까지 다가설 수 있다. 폭포 밑에 배가 멈추면 급격하게 치솟고 쏟아지는 물줄기 때문에 시야가 흐려진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이 배는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는 운행하지 않아 온몸으로 폭포를 느끼는 감동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폭포의 옆과 뒤를 감상하고 싶다면 ‘저니 비하인드 더 폴즈’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46m가량 지하로 내려가면 된다. 여기서 1889년에 만들어진 터널을 지나

망대 앞에 서면 폭포가 바로 코앞에서 펼쳐진다. 우비를 썼는데도 휘날리는 물방울로 인해 온몸이 젖어 버렸다.

폭포를 감상하는 또 하나의 방법은 스카이론 타워 근처의 아이맥스 극장에서 거대한 폭포에 대한 인간의 도전사를 다룬 영화를 보는 것이다. 보트가 뒤집혀 폭포 아래로 떨어진 아이가 천우신조로 살아남은 실제 상황을 재현한 영화는 폭포를 보는 것 이상의 감동을 불러 일으킨다.

○‘사랑의 묘약’ 아이스와인

나이아가라강과 온타리오호 주변에는 130여개의 와이너리(포도주 양조장)가 몰려 있다. 캐나다는 세계 최대 천연 아이스와인 생산국이다. 캐나다 전체 생산량의 70%가 나이아가라 일대에서 나온다. 아이스와인은 독특하다. 보통 와인은 8~9월에 수확한 포도를 숙성시켜 만들지만 아이스와인은 한겨울인 1월에 수확한 와인으로 만든다. 포도가 겨우내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 수분이 증발되고 당분만 남게 된다. 이 고농축 진액을 숙성시킨 것이 바로 아이스와인이다. 아이스포도의 당도는 일반 포도의 8~9배를 넘는다고 한다. 한겨울의 모진 추위를 견디고 수확한 포도이다 보니 추출량도 일반 포도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아이스와인을 제대로 생산하려면 기후 조건이 무척이나 까다롭다. 여름에는 무덥고, 겨울에는 평균 기온이 영하 8도를 유지해야 한다. 캐나다에서는 영하 8도 이하에서 수확한 포도만으로 만든 아이스와인에만 품질인증마크(VQA)를 달아준다. 아이스와인 전용 잔은 샴페인 잔처럼 다리가 길고 입이 넓다. 아이스와인이 혀 안쪽까지 자연스럽게 전달되도록 해 감미롭고 깊은 맛을 느끼기 위해 고안해 낸 것이다. 일반 와인이 단맛과 신맛의 조화를 강조하는 데 비해 아이스와인에선 형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달콤한 맛이 입 안 가득 느껴진다. 캐나다 사람들은 그래서 아이스와인을 ‘사랑의 묘약’이라고 부른다.

○아기자기한 나이아가라 온 더 레이크

나이아가라 밑에 있는 작은 마을 ‘나이아가라 온 더 레이크’는 아기자기하고 주변이 아름다워 마치 동화 속 마을에 들어선 것 같다. 유럽풍의 건물들 사이에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상점들이 들어서 있다. 초콜릿 전문점부터 액서서리가게, 와인가게까지 다양한 물품이 깔끔하게 진열돼 손님들을 유혹한다.

나이아가라 강변에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교회가 눈길을 끈다. 기네스북에도 올라 있는 이 교회는 높이 3m, 길이 2.5m로 보통 4명에서 최대 6명까지 들어갈 수 있다. 지금은 관광명소가 됐지만 현지 사람들이 실제로 예배를 보고 결혼식도 올린다고 한다. 마을 쪽에서 차를 타고 온타리오 호수로 향하면 고적한 풍경들이 펼쳐진다. 날씨가 좋은 날이면 수평선 끝으로 토론토의 cn타워가 보인다고 한다. 어느덧 호수 아래로 햇살이 뭉그러진다. 넉넉한 자연을 품은 캐나다의 겨울은 그렇게 깊어 갔다.

최병일 여행·레저 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

■ 여행 팁

대한항공과 에어캐나다가 인천~토론토 노선 직항을 운항한다. 토론토까지 13시간50분 정도 걸린다.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는 춥기 때문에 따뜻한 옷을 많이 준비하는 것이 좋다. 토론토에서 나이아가라 폭포까지는 QEW도로를 타고 1

간30분 정도 가야 한다.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나이아가라 온 더 레이크까지는 20분 정도 걸린다. 6인승 헬기 탑승료는 1인당 150달러. 스카이론 타워 입장료는 30달러. 아이맥스 극장은 12달러. 나이아가라 폭포 유람선은 얼음이 녹는 5월부터 운행한다. 토론토 여행에 대한 한글 정보는 토론토관광청(torontotourismkorea.com)에서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