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의 힘…올림픽 '영구종목' 됐다
‘대한민국의 국기(國技)’ 태권도가 올림픽 핵심종목으로 남게 됐다. 이에 반해 레슬링은 2020년 하계올림픽 정식종목에서 제외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12일 스위스 로잔의 로잔팰리스호텔에서 집행위원회를 열고 2020년 대회부터 채택할 올림픽 ‘핵심종목(core sports)’에 태권도를 포함한 25개 종목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대신 IOC는 레슬링을 2020년 올림픽 종목에서 제외하는 예상 밖의 결과를 내놨다.

◆태권도, 공정성 높여 잔류

IOC는 집행위 결정 사항을 오는 9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릴 총회 안건에 부쳐 최종 승인할 예정이다. 집행위 결과가 총회에서 뒤집히는 일은 드물어 태권도는 사실상 영구적으로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IOC는 하계올림픽에서 핵심종목을 포함, 28개 종목을 유지한다는 기본 방침을 세웠다. 이와 함께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 치러진 26개 종목 가운데 한 종목을 빼고 25개 종목을 핵심종목으로 정해 2020년 대회부터 영구적인 올림픽 종목으로 치러 나갈 계획이다.

태권도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부터 런던올림픽까지 네 차례 정식종목으로 올림픽 무대를 빛냈다. 올해로 창설 40주년을 맞은 세계태권도연맹(WTF)은 가맹 회원국이 204개국으로 늘어나며 글로벌 스포츠로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는 그동안 끊이지 않았던 판정시비를 없애고 공정하고 재미있는 스포츠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등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조정원 WTF 총재는 “25개 핵심종목 가운데 아시아에서 시작된 종목은 태권도와 유도뿐”이라며 “204개 가맹 회원국과 8000만 수련인을 실망시키지 않고 올림픽 종목으로 남은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수비 위주 레슬링 퇴출

레슬링은 고대올림픽에서도 5종 경기 중 하나로 치러졌고, 근대올림픽 시작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역사가 깊은 종목이다.

하지만 선수들의 실력이 평준화되면서 경기 내내 수비 위주의 플레이가 이어지며 재미없는 종목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김창규 아시아레슬링연맹 회장은 퇴출 소식을 듣고 “몇 년 전 그레코로만형에 대해 퇴출이 거론된 적은 있지만 상당한 시간이 지났고 최근 아무런 이야기가 없었다”며 “정말 처음 듣는 이야기”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전 세계 레슬링인들은 오는 16일 태국 푸껫에서 열리는 국제레슬링연맹(FILA) 이사회에서 올림픽 핵심종목 재진입을 위한 대책을 집중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는 런던올림픽 26개 종목에 골프, 럭비를 더해 28개 종목을 치른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