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라인 가입자, 2억 명 도전"
'벤처 정신' 살린 NHN, 모바일시장 장악할까

'포털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의 서비스'.

모바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라인'과 '밴드'를 설명할 때마다 따라붙는 꼬리표다. NHN으로선 다소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신생 애플리케이션(앱)이지만 국내 포털 1위인 네이버의 이미지가 얹히기 때문. 안정적인 느낌을 줄 수 있지만 신선한 이미지는 없다. 게다가 NHN은 PC시대에서 출발했다.

비대해진 조직도 버거웠다. 벤처 특유의 야성이 사라졌다는 비판도 잦았다. 지난해 이해진 이사회 의장은 사내 강연을 통해 "NHN을 동네 조기축구 동호회 쯤으로 알고 다니는 직원이 적지 않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NHN이 비장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모바일 서비스와 라인은 '네이버' 꼬리표를 떼어낸다. 이들 서비스는 보다 '슬림'해진 조직에서 담당한다.

지난 6일 NHN은 이사회를 통해 모바일과 라인을 각각 별도 법인으로 떼어낸다고 밝혔다. '캠프모바일'과 '라인플러스'를 신규 법인으로 설립하고 각각 모바일과 라인을 담당한다. 13년 전 합병했던 한게임도 분할한다.

NHN은 7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NHN의 새 윤곽을 구체적으로 드러냈다.

이은상 NHN 게임 부문 대표는 이날 "검색 포털 1위인 네이버가 보다 강한 사회적인 책임을 지면서 네이버 사업은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 밖에 없었다"며 향후 분사를 통한 변신을 예고했다.

모바일, 야생으로 간다

'네이버' 품을 벗어나는 인력은 총 900여명. 캠프모바일과 라인플러스의 인력 규모는 각각 150명이다. 게임 본부의 경우 게임 관련 직원들이 한게임으로 가면서 600명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라인의 경쟁 서비스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 직원은 270명 수준.

황인준 NHN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올해 라인 가입자 수는 지난해 달성한 1억 명의 최소 2배 이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라인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483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200% 증가했다"고 밝혔다.

라인의 수익화 전략도 제시했다.

황 CFO는 "현재 라인이 매출은 스티커와 게임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며 "게임의 경우 올해부터 매년 5, 6개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라인을 개발한 NHN재팬은 라인주식회사로 이름을 바꾼다. 라인플러스가 라인주식회사의 업무를 지원한다. 황 CFO는 "라인이 국제적으로 크게 성공한다면 일본 시장에 (라인플러스를) 상장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라인 vs 카카오톡, 2라운드 볼만하네

라인과 카카오톡의 2라운드는 더 치열해진다. 라인은 현재 세계 가입자 수 1억 명을 돌파했지만 국내에선 카카오톡에 뒤진다. 일본과 대만에선 모바일 메신저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카카오톡이 해외 시장에선 후발 주자인 셈이다.

NHN은 일본의 라인주식회사가 이끌고 라인플러스가 뒷받침하면서 라인의 시너지효과가 날 것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당분간 라인과 관련해선 적자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공격적인 투자 계획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황 CFO는 "NHN재팬은 지난해 흑자 전환했다" 며 "그러나 라인플러스의 지분 60%를 투자하고 글로벌 시장에 대한 다양한 비용을 집행할 예정이어서 올해 연결실적이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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