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의 하숙집이 게스트하우스로 변신한다고 보시면 됩니다.”(서울 서교동 A공인중개사) “코엑스까지 지하철로 두 정거장이면 출퇴근이 가능해졌지만 월세는 상대적으로 쌉니다. 그러다보니 인기를 끌 수밖에요.”(서울 삼전동 B공인중개사)

역세권에 뜨는 부동산은 따로 있었다. 주택경기 침체로 아파트, 주택 등 주거용 부동산은 역세권에 포함돼 있어도 가격이 요지부동이다. 반면 게스트하우스,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 등 수익형 부동산들은 인기가 치솟고 있다.

외국인들로 북적이는 공항철도 홍대입구역에선 게스트하우스가 주목받고 있다. 홍대입구역은 지하철 2호선, 경의선이 동시에 지난다. 홍대 근처 상권은 젊은이들이 찾는 서울의 대표적인 명소여서 유동인구가 끊이지 않는다.

공항철도가 지나는 동교동 삼거리 근처에는 하숙집들이 몰려 있던 곳이다. 대학생들이 원룸이나 오피스텔 등의 생활을 선호하면서 고사직전까지 내몰렸던 하숙집들은 게스트하우스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무엇보다 방의 회전률과 수익률이 높은 게 장점이다.

게스트하우스를 운영 중인 김모씨는 “도시민박으로 구청에 신고만 하면 되고 소셜 숙박사이트에 등록을 해놓으면 외국인들이 알아서 찾아온다”고 말했다. 수익률을 높이려면 방 1개에 2층 침대를 촘촘하게 넣는 것도 방법이라고 귀띔했다. 게스트하우스의 경우 1인당 숙박료를 받는 형태라는 것. 때문에 1인당 가격은 낮더라도 많은 손님을 받는 게 고수익의 노하우라고 그는 전했다.

실제 코자자, 북메이트, 비앤비히어로 같은 소셜 숙박 사이트에는 하룻밤에 1만5000원에서 6만원대까지 다양한 게스트하우스들이 등록돼 있다. 이러한 사이트들이 성행을 하면서 원조격인 미국 ‘에어비앤비’마저도 한국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우상현 퍼스트공인 실장은 “게스트하우스는 저렴한 숙박료 때문에 외국인들은 물론 단기간 숙박이 필요한 일반인들도 많이 찾는다”며 “찜질방이나 여관방, 고시원보다 나은 초단기 주거형태로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일반적인 고시원도 게스트하우스로 리모델링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역세권에선 수익형 부동산도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강남과 가산디지털단지 등 사무실로 연결되는 지하철 7호선 연장선은 지난해 개통됐다. 굴포천역과 부평구청역 부근의 원룸, 오피스텔 등은 물건을 구하기 어려웠다. 그나마 남는 물건은 역과 떨어져 있거나 외진곳에 불과하다. 월세도 오르는 추세다. 굴포천역 전용면적 18㎡ 안팎의 경우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가 40만~45만원에 형성됐다. 이마저도 올 들어 5만~10만원가량 오른 시세라고 주변 중개업소 관계자는 전했다.

미래의 역세권을 겨냥해 수익형 부동산을 준비 중인 곳도 있다. 2014년 2월께 개통 예정인 지하철 9호선의 연장라인 주변이다. 현재 신논현까지 운행되고 있는 9호선은 논현동 차병원사거리~봉은사~삼성동 코엑스~잠실종합운동장 등을 경유할 예정이다. 여의도는 물론 강남의 주요 지역을 지나는 라인이다. 2015년에는 삼전~배명~석촌으로 이어진다.

이성우 부자마을 대표는 “논현동, 삼성동 주변에서 높은 월세를 내고 있는 직장인들이 9호선 연장라인을 따라 잠실방면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며 “삼전동, 신천동 일대의 일부 주택들이 오피스텔이나 도시형생활주택으로 재건축하는 것도 이런 이유”라고 설명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