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 수준 경영전문석사과정(MBA)들의 강의 수준은 미국 20위권 이내는 됩니다. 유학에 비해 비용은 절반쯤 들고요. 다만 얼마나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함께 공부할 수 있느냐가 관건인데, 우리 대학원은 그 부분에서 국내 최고라고 자부합니다.”

유필화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SKK GSB) 원장(사진)은 “국내 MBA의 경쟁력 차이는 국제화와 다양성에서 나온다”며 이렇게 말했다.

SKK GSB는 2012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의 세계 MBA 랭킹에서 66위였다. 국내 경영전문대학원 가운데 역대 최고 기록이며 아시아에선 10위의 성적이다. 2004년 개원한 이래 8년 만에 세계 수준의 MBA들과 어깨를 나란히하게 된 비결로 그는 ‘국제화’를 꼽았다.

유 원장은 “오는 9월 개강을 앞두고 작년 말 실시한 1차 모집에서 외국인이 전체의 3분의 2에 달했다”며 “작년 FT랭킹에서도 국제화 부문에서 11위를 차지한 덕에 전체 순위가 올라갔는데 앞으로 국제화 수준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SKK GSB는 “한국에도 세계적인 MBA가 있어야 한다”는 이건희 삼성 회장의 주문에 따라 출범할 때부터 국제화에 초점을 맞췄다. 현재 전임교수 17명 중 절반인 8명이 미국, 영국 등 외국인이며 재학생 61명 가운데 3분의 1인 22명이 외국인이다. 출신 국가도 미국, 인도, 덴마크 등 13개국에 달해 다양성을 확보하고 있다.

유 원장은 SKK GSB의 강점으로 해외 명문 대학들과의 복수학위를 제시했다. 그는 “재학생의 30%가량이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슬론과 인디애나대 켈리스쿨에서 MBA 복수학위를 받고 있다”며 “한 학기를 미국에서 공부하며 국제적인 감각을 익힐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MBA 교육의 국제적인 트렌드로 유연한 리더십, 소통능력 등을 포괄적으로 일컫는 개념인 ‘소프트 스킬’을 꼽았다. 유 원장은 “예전에는 회계, 재무, 마케팅 등 세부적인 전문가를 육성하는 것을 강조했다면 이제는 리더를 키워내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게 세계적인 추세”라고 설명했다. 또 “기업 내에서도 마케팅이나 미래 전략 등의 경계가 사라지면서 융합형 인재를 더 선호한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SKK GSB는 수업을 리더십, 소통, 동료들과의 협업 능력 등 소프트스킬을 키워주는 방향으로 개선하고 있다. 유 원장은 “모든 과목에 그룹 프로젝트를 넣어 다양한 역할을 해보도록 유도한다”며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초빙해 특강하면서 이 역량을 높이려고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황창규 지식경제부 R&D전략기획단 단장, 홍석우 지경부 장관 등이 최근 이 학교에 방문해 특강을 했다.

유 원장은 “앞으로는 소프트스킬을 넘어서 ‘성찰하는 기업인’을 육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MBA를 취득하고 연봉 많은 직장에 가서도 행복하지 못한 졸업생들이 있다”며 “비즈니스도 삶의 한 부분이라는 측면에서 학생들이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