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 운영체제(OS)가 깔려 있지 않은 ‘깡통 PC’ 판매가 최근 늘고 있다. 모바일 기기에 적합하게 설계된 ‘윈도8’이 깔린 제품을 사기보다는 가격이 10만~20만원 낮은 깡통 PC를 산 뒤 이전 버전인 ‘윈도7’을 설치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삼성전자의 깡통 PC 판매량은 지난해 8월 대비 82% 늘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8을 출시한 10월과 비교해도 28%가량 증가했다. OS를 빼 가격을 20만원가량 낮춘 ‘시리즈3’ 깡통 PC가 특히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9월 깡통 PC 노트북 모델을 2개에서 7개로 늘렸다”며 “깡통 PC에 대한 소비자 수요는 꾸준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도 지난해 10월 대비 11월 깡통 PC 판매량이 늘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직원이 10명 미만인 중소기업에서 가격이 싼 깡통 PC를 많이 산다”며 “최근 나온 마이크로소프트 윈도8이 인기가 없어 OS가 깔리지 않은 깡통 PC를 선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깡통 PC는 마이크로소프트 ‘윈도비스타’가 나온 직후에도 인기를 끈 적이 있다. ‘윈도XP’ 다음 버전으로 나온 윈도비스타가 전작보다 못하다는 평가가 나오자 PC를 산 사람들이 OS를 ‘아래 버전’으로 내리는 사례가 많았다. 제조업체에서는 이 때문에 OS를 아예 탑재하지 않은 깡통 PC를 줄지어 내놓았다.

업계 관계자는 “윈도7을 선호하는 사용자가 많아지면서 깡통 PC 구매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