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기구는 제너럴리스트가 아닌 스페셜리스트를 원합니다. 단순한 어학연수나 고학력이 아닌 자신만의 특화된 실무 전문성을 호소해야 합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에서 채용업무를 맡고 있는 박효은 씨(36·사진)는 국제기구 입사를 희망하는 한국인 지원자들에게 ‘국제업무 경험’을 쌓을 것을 조언했다. 지난달 15일 숙명여대에서 열린 ‘국제금융기구 채용박람회’에 ADB 인사담당자 자격으로 왔던 박씨와 최근 전화인터뷰를 했다. 박람회 땐 바쁜 일정으로 인터뷰를 할 수 없어서 귀국 후 필리핀 마닐라 본사에 있는 그와 통화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채용박람회 때 면접을 봤던 한국인 지원자 8명에 대한 인상을 털어놨다.

“실무 역량을 가진 분은 1명뿐이었어요. 그분의 원서는 ADB운영국에 전달했습니다. 3~4명은 ADB계약직 프로그램인 YPP(Young Professional Program)에 적합해 커리어 상담을 해줬습니다.” 한국인 지원자들의 영어 구사능력과 관련, 그는 “자신의 경력과 직무에 대해 말하기·쓰기를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훈련할 것”을 당부했다.

어떤 질문을 통해 지원자들의 역량을 파악했는지도 궁금했다. “ADB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한국에선 어떤 경력을 쌓았는지, 그리고 자신만의 전문분야를 어떻게 개발할 것인가에 대해 물어봤어요.” 그는 ADB가 원하는 인재상을 세 가지로 제시했다. “우선 국제적 수준의 교육을 받은 사람이어야 합니다. 특정분야 전문 지식과 실무경험, 그리고 타문화에 대한 이해력과 이민족에 대한 융화력이 뛰어난 사람을 선호합니다.”

박씨는 올초 ADB에 입사해 현재는 ‘YPP프로그램 가이드라인 개정’과 직원 데이터를 분석, 인사정책을 계획하는 ‘HR애널리스틱스’ 업무를 맡고 있다.

그는 이력서 작성과 관련, 자신의 경험담을 들어 조언했다. “홈페이지에 등록된 직무를 보면서 단어 하나 선택에서도 많은 고심을 했어요.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이 무엇인지, 그리고 현장에 투입되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인 단어로 언급했습니다.” 한국인 지원자들이 영어실력을 높이기 위해선 전문서적을 읽어야 한다고 그는 권했다. 그의 꿈도 인사담당자다웠다. “소외되고 가난한 아시아 개도국 사람들의 삶을 윤택하게 하려고 노력하는 ADB맨들이 자신의 역량을 맘껏 펼칠 수 있는 인사정책을 만들고 싶어요.”

ADB는 국제기구지만 아시아에 주력하는 기구다. 67개 회원국 중 48개국이 아시아 국가이며 아시아 개도국 발전을 위해 일하고 있다. 현재 ADB에서 일하는 한국인은 55명. 한국의 ADB 자본금에 대한 지분율은 5.03%(2012년 12월 현재)다.

공태윤 기자·노윤경 한경잡앤스토리 기자 trues@hankyung.com

박효은 인사담당자 인터뷰全文은 한경잡앤스토리에서 볼수 있다. www.jobn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