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이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 시내 면세점을 내고, 신라면세점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 점포를 확보하는 등 국내 양대 면세점의 해외 사업 확장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최근 인도네시아 정부로부터 자카르타에서 시내 면세점을 운영할 수 있는 사업권을 취득했다고 1일 발표했다. 롯데는 내년 5월 자카르타 쇼핑 중심지인 메가 쿠닝안 지역에 들어서는 복합쇼핑몰 ‘치푸트라 월드 자카르타’에 영업면적 5000㎡ 규모로 면세점을 열 계획이다. 이 점포는 자카르타에 처음 생기는 시내 면세점이다. 인도네시아에는 관광휴양지 발리에만 면세점이 있다. 또 국내 면세점업체가 해외에서 운영하는 첫 시내 면세점이 된다.

시내 면세점은 입찰방식이 공항과 달리 해당 국가 정부의 엄격하고 까다로운 허가와 요구조건 때문에 진출이 쉽지 않은 편이다. 이원준 롯데면세점 대표는 “해외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공항이 아닌 시내 면세점 사업을 위해 2년 전부터 인도네시아 당국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유치 작업을 벌여 왔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올 2월 개점한 자카르타 수카르노하타 공항점을 성공적으로 운영해 온 성과와 롯데면세점 광고모델인 가수 슈퍼주니어, 탤런트 장근석 씨 등을 통한 한류 마케팅을 인정받아 사업권 승인을 얻어냈다”고 덧붙였다.

롯데면세점은 이곳에서 향수와 화장품 주얼리 시계 매장, 명품부티크, 한류 특화매장 등을 운영할 예정이다. 롯데면세점이 들어서는 복합몰에는 롯데백화점이 동시에 입점할 예정이어서 시너지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또 이날 싱가포르 창이공항 제2터미널에 300㎡ 규모로 패션상품 매장을 열었다. 지난 5월 문을 연 토산품 매장에 이은 창이공항 2호점이다. 신라면세점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있는 화장품 매장 2곳에 대한 운영권을 공개 입찰을 통해 획득했다. 두 매장을 합친 면적은 230㎡로, 내년 4월부터 5년간 운영할 예정이다. 지난 8월 문을 연 창이공항 점포에 이은 두 번째 해외 공항면세점 진출이다. 신라면세점은 공항면세점 외에 홍콩과 마카오 등에서 화장품 전문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와 신라는 지난달 괌 공항 면세점 입찰에 참여한 데 이어 내년 초 예정된 싱가포르 창이공항의 대규모 면세점 입찰도 준비하고 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