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 제동에서 호프집 ‘토모토모’를 운영하고 있는 서범석 사장(57). 서울 지하철 3호선 안국역 2번출구에서 나와 헌법재판소 담벼락과 인접한 건물 지하 1층에 지난해 6월 문을 열었다. 파트타이머 1명을 고용하고, 서 사장과 아들이 주방 일을 함께 하고 있다. 치킨을 위주로 하는 다른 호프집과 달리 신선한 식자재를 사용하고 손수 만든 요리를 내놓아 손님들의 반응도 좋은 편이다. 남편도 무급 가족 종사자로 가게 일을 돕는다.

서 사장은 도자기 회사 임원으로 은퇴해 부동산중개업을 한 적이 있지만, 외식업은 처음이다. 서 사장은 “인건비 지출은 적지만 월 순이익이 300만원 선에 그친다”며 “한 달 매출이 1700만원 수준으로 고착돼 고민”이라고 말했다.

◆“매장면적 대비 매출 저조”

이 가게의 집중 컨설팅을 맡은 최재희 한국창업컨설팅그룹 대표는 상권부터 따졌다. 걸어서 5분 안에 인사동 상권이 있고, 직장인 공무원 예술인 등이 많이 상주하는 곳이다. 직장인이 많아 반경 500m 이내에 20여곳의 호프집이 있고, 이 가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100m 이내에만 6개의 치킨호프점이 문을 열고 있다. 최 대표는 “부속상권의 특성상 밤 11시 이후에는 손님의 발길이 뚝 끊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건물 출입구가 코너에 있어 헌법재판소 방향에서 안국역으로 올 때는 쉽게 보이지만, 2번출구 쪽에서 보면 쉽게 찾을 수 없는 것도 단점으로 꼽혔다.

다만 주변 경쟁 업소들이 대부분 66㎡(20평) 미만의 소규모인 데 비해 이 가게의 매장면적은 132㎡(40평)에 달해 단체회식을 유치할 수 있다는 점은 희망적인 요인이었다.

최 대표는 “일단 손익분기점은 넘어섰지만 매장 면적에 비해선 저조한 편”이라며 “동일 업종의 원가율 40%를 감안하고 파트타이머 인건비 70만원, 월세 250만원, 제반 경비 150만원 등을 제하면 550만원 정도의 순이익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족 종사자 3명의 인건비를 감안하면 남는 게 별로 없다는 지적이다. 그는 또 매장면적을 고려하면 지금보다 50% 이상의 매출 증대 여력이 있다는 진단을 내렸다.

◆“직접 만든 요리 홍보를”

최 대표는 오는 11월 말까지 멘토링의 방향을 수익구조 개선, 매출 증대, 고객만족 등 3가지로 잡았다. 그는 우선 수익성 제고를 위해 보다 체계적인 원가관리를 할 수 있도록 지도할 계획이다. 또 인근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홍보활동을 하도록 독려하기로 했다. 그는 “신선한 재료를 사용해 직접 손으로 만든 요리를 저렴한 가격에 내놓는 가게란 점을 강조해야 한다”며 “메뉴 사진의 크기를 다르게 하고 추천 메뉴 등이 돋보이도록 메뉴 책자 편집을 확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상권 특성상 회전율을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어 다른 가게보다 일찍 손님을 유치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오후 7시 이전에 방문하는 고객에게 서비스 안주를 제공하는 ‘해피아워 제도’를 도입하면 초저녁 손님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고객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서비스를 개선하고 시설을 바꿀 것을 권했다. 최 대표는 “리뉴얼은 아니더라도 테이블을 재배치하고 조명 밝기만 조절해도 매장 분위기가 훨씬 좋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 한국경제신문은 자영업 성공모델을 만들기 위해 이달 초부터 ‘자영업 멘토링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전국에서 선정한 10개 점포를 대상으로 4개월 동안 컨설팅을 실시해 매출이 부진한 자영업점을 성공점포로 바꾸는 프로젝트입니다. 한경자영업지원단 소속 컨설턴트들의 컨설팅 내용은 2회부터 월요일자 ‘Money&Investing’의 자영업 길라잡이 지면으로 옮겨 소개합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