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서울 강남 반포동에 있는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에서 갑작스런 정전에 대비한 전력위기 대응훈련이 실시됐다. 훈련은 실전을 방불케 하는 긴장감 속에 이뤄졌다.

한전에서 정전 통보가 오자 즉각 지하 6층 전기실에서 비상전원을 가동했다. 자체 비상발전기를 가동하기 때문에 전원이 완전히 차단되지는 않지만, 비상전력까지 완전히 차단되는 블랙아웃 상황을 감안한 조치였다. 다른 한편에서는 정전 통보 직후 응급의료센터장의 지시에 따라 재난대책훈련이 시작됐다. 1층 응급의료센터에서 의사·간호사가 응급환자들을 이송하기 위해 긴급 투입된 구급차에 올라 탔다. 가장 긴급하다고 판단이 내려진 호흡곤란 환자와 복막염 환자의 이송은 5분을 넘겨서는 안 되는 만큼 긴장감이 흘렀다. 병원 관계자는 “긴급 이송은 아무리 늦어도 10분을 넘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구급차가 떠난 뒤 한전 및 한국전기안전공사의 비상전원 긴급 복구작업이 진행됐고 총무팀장은 훈련 상황 종료를 알렸다.

서울성모병원뿐 아니다. 다른 병원들도 무더위 속 전력 사용 증가로 인한 대규모 정전(blackout)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비상대응훈련과 절전 캠페인에 나서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비상훈련은 아니지만 최근 절전을 위한 ‘쓰리고(3고)’ 캠페인을 시작했다. ‘3층 이하는 무조건 걷고, 쓰지 않는 컴퓨터의 전원 플러그는 무조건 빼고, 퇴근 한 시간 전부터 냉방기기는 끄고(줄이고)’라는 내용이다.

분당차병원은 모니터 전원 끄기, 플러그 뽑기 등 절약 운동을 연중 전개하기로 했다. 서울아산병원도 먼지 설비 시스템 개선과 보일러·냉동기 폐열회수장치 설치를 통해 도시가스 절감에 소매를 걷어붙였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