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7월30일 오전 6시37분

포스코그룹이 연내 10여개 계열사를 줄이고 사업 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나섰다. 중복된 업무를 통합하고 비주력 계열사는 매각해 인수·합병(M&A) 과정에서 불어난 덩치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포스코의 구조개선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포스코는 총 70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2008년 31개에서 3년여 만에 2배로 늘어났다. 이 과정에서 통상 6조원 안팎을 유지하던 현금성 자산은 2조원대로 줄었다.

◆대우인터, 사업 구조조정 선봉 서나

포스코는 올 상반기 보유하던 SK텔레콤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지분 일부를 팔아 5800억원을 손에 쥐었다. 포스코특수강은 연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시켜 현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남은 과제는 계열사 통폐합이다. 핵심사업이라고 밝혔던 철강 소재 에너지 외의 비주력사업 계열사가 정리 대상 1호로 지목된다. 자본잠식을 겪고 있는 계열사들이 정리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이다.

포스코 자회사인 대우인터내셔널이 구조개선 선봉에 설 것으로 예상된다. 올 들어 대우인터는 33개에 이르는 계열사 중 이미 4곳의 지분을 정리했다. 지난 6월 중국 산둥에 있는 대우시멘트 지분 전액(750억원 규모)을 중국건자재연합에 매각했다. 3월에는 해외 봉제법인 3곳의 지분(280억원 규모)을 넘겼다. 보유 중인 교보생명 지분 24%는 어피니티컨소시엄에 넘기기로 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봉제 제지업체 등 비주력 사업부문이 매각 검토 대상”이라고 말했다.

대우인터는 아프리카 수단에 있는 피혁회사 게즈라태너리, 봉제회사인 대우엘살바도르 등을 청산할 계획이다. 대우인터 산하 제지업체로는 중국 톈진에 있는 톈진대우제지와 중국 헤이룽장성의 대우제지가 있다.

◆자본잠식 비주력 계열사는 매각·합병

포스코의 비핵심 계열사 중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곳은 피엔알 포스화인 포스코엘이디 등이 있다. 작년 포스화인은 3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발광다이오드(LED)램프를 제조하는 포스코엘이디는 2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포스코 합작계열사인 아시아특수제강은 최근 실적 악화로 사업을 중단했다.

전문가들은 포스코가 자본잠식 계열사를 매각할 가능성도 있지만 유사 업종과 합병할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다.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던 스테인리스 냉연제품 제조업체 대명TMS는 올초 포스코AST에 흡수 합병됐다.

투자목적이 완료된 특수목적회사(SPC)도 자연스럽게 정리될 것이란 분석이다. 포스코건설의 SPC가 많다.

심은지/김태호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