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의 고민은 수익모델을 만드는 것이었다. 쉽지 않았다. 고민이 계속되던 12월, 우연히 참석한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셰릴 샌드버그를 만났다. 샌드버그는 6년간 구글 광고부문을 책임져 온 구글 성공의 주역이었다. 저커버그는 몇 마디 대화 후 그를 페이스북에 데려오기로 결심했다. 1년간 공을 들여 영입에 성공했다. 최고운영책임자(COO)로 페이스북에 합류한 샌드버그는 광고를 접목시켜 수익모델을 만들어 냈다.

샌드버그뿐 아니다. 성장성 높은 정보기술(IT) 기업들이 구글 출신을 잇따라 경영진으로 영입하고 있다. 지난 16일엔 야후가 머리사 메이어 전 구글 부사장을 CEO로 선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7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인터넷기업 구글이 ‘IT 부문의 경영자 사관학교’로 부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009년 아메리카온라인(AOL)은 구글 부사장이었던 팀 암스트롱을 채갔다. AOL이 경쟁사들에 밀리기 시작하자 암스트롱을 CEO로 영입, 반격을 꾀한 것이다. 2010년 트위터도 전 구글 임원이었던 딕 코스톨로를 CEO 자리에 앉혔다.

이처럼 구글이 경영진 양성소가 되고 있는 것은 “구글에서 중요한 일을 했다면 회사의 중책을 맡겨도 된다”는 인식이 IT업계에 퍼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리서치업체 이곤젠더의 마사 조셉슨 파트너는 “구글은 직원들에게 실수하고 실험할 수 있는 여유를 준다”며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교육 공간”이라고 평가했다. 구글의 조직문화는 저절로 경영수업을 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