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의선 철길이 공원으로…주변 집값 '들썩'
“지역 내 단절감이 사라지고 근린공원이 들어서 생환 환경이 크게 개선됐습니다. 부동산 가치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서울 대흥동 일대 경의선 철길 부지가 공원으로 바뀌면서 주변 부동산시장이 확 달라지고 있다. 그동안 지역을 양분했던 철길이 사라지고 나무와 운동시설 등이 들어서면서 주변에 소규모 개발이 잇따르고 있다. 전반적인 부동산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값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사라진 철길에 들어서는 공원

경의선 철길이 공원으로…주변 집값 '들썩'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지하에 철길 공사를 진행 중인 경의선 용산 문화센터에서 마포를 거쳐 가좌역에 이르는 지상공간 6.3㎞를 공원(10만1668㎡)으로 조성하는 도시관리계획을 승인했다. 난개발을 방지하고 지역주민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였다.

지난 4월 대흥동 공덕역~서강역 일대 760m(1만7400㎡)에 대해 1단계 공사를 마쳤다. 공덕역 업무상업지역과 대흥로 일대 주거지역을 고려해 산책로와 자전거길을 조성하고 운동시설과 광장 등을 설치했다.

서울시는 하반기 홍대입구역~연남동(790m) 구간 공원화 사업 공사(50억원)를 발주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주민 의견을 접수 중이다. 지역의 목소리를 반영해 공원을 개발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서울시 공원녹지국 공원조성과 관계자는 “주변 개발과 연계해서 공원을 만드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주민들이 활발하게 의견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올 들어 3.3㎡당 500만원가량 뛰어

공덕역 서강역 홍대입구역 등 경의선 철길 공원화 지역 주변 부동산 가격은 지난해 껑충 뛰었다. 홍대입구역 인근 2종일반주거지역의 3.3㎡당 가격은 지난해에만 1000만원가량 오른 데 이어 올 들어서도 500만원가량 뛴 4000만원 안팎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연남동 국제공인의 이병석 사장은 “지난해 크게 오른 땅값이 유지돼 수익률이 높은 건 아니다”며 “하지만 투자처를 찾는 손님은 꾸준하다”고 말했다.

경의선 주변에는 도시형 생활주택, 다가구주택 등 소형 원룸 수요를 겨냥한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주변에 홍익대 서강대 연세대 등 대학교가 많아 안정적인 임대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거래가 잘 이뤄지는 건 아니다. 매도자들이 향후 가치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높은 가격을 부르고 있어서다. 홍대입구역 인근 스마트공인 관계자는 “강남 투자자들이 개발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를 듣고 많이 찾아온다”며 “기존 주택이 낙후돼 리모델링을 해야 하는데 높은 땅값에 추가적인 리모델링 공사비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공항철도가 홍대입구역과 공덕역을 지나는 것도 경의선 라인의 호재로 꼽힌다. 창전동 거북이부동산 관계자는 “젊음의 거리 홍대 주변이 공원으로 단장되는 데다 공항철도까지 정차하면서 주거 시설 개발에 대한 관심이 높을 뿐 아니라 상권도 활성화하고 있다”며 “향후 투자가치는 더 높아질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