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온라인 쿠폰업체 그루폰의 에릭 레프코프스키 회장(사진)이 3일(현지시간) “벤처 금융회사인 라이트뱅크 운영에 집중하기 위해 그루폰의 경영 일선에서 후퇴하겠다”고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밝혔다.

레프코프스키는 “그루폰이 창업 초기일 때는 앤드루 메이슨 최고경영자(CEO)와 내가 많은 역할을 해야 했다”며 “하지만 현재 직원들이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기 때문에 나도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루폰은 최근 1년6개월간 레프코프스키의 공백에 대비해 경영진을 일부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루폰은 대변인을 통해 “레프코프스키 회장이 앞으로도 그루폰 이사회 의장으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라이트뱅크는 레프코프스키가 그루폰의 공동 창업자인 브래드 키웰과 함께 시카고에 설립한 벤처캐피털회사다. 이미 전자상거래 업체인 ‘비치민트’ 등 40여개의 신생 정보기술(IT) 기업에 투자했다. 레프코프스키는 블로그에 “요즘 라이트뱅크에 푹 빠져 있다”며 “라이트뱅크는 기존 벤처금융사와 다르게 투자한 회사의 직원들과 비즈니스를 함께 고민하는 회사”라고 썼다.

벤처투자가 겸 시카고대 경영대학원 겸임교수로 활동하던 레프코프스키는 2008년 메이슨, 키웰 등과 함께 온라인 쿠폰업체 그루폰을 공동 설립했다. 이후 그루폰은 승승장구하며 세계 최대 소셜커머스(인터넷 공동구매) 업체로 성장했다. 2010년 말 60억달러에 사겠다는 구글의 인수 제의를 거절해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레프코프스키의 일선 후퇴 사실이 미리 알려지면서 그루폰의 주가는 최근 하락했다. 2일 그루폰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0.5% 하락한 9.51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기업공개 당시 공모가(20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