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PC는 애플의 독점 시장이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애플 아이패드 시장점유율은 58%였다. 나머지는 구글의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를 쓰는 업체들이 나눠가졌다. 아마존(킨들파이어) 14%, 삼성전자(갤럭시탭) 7% 식으로 분산돼 있었다.

이 시장에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이 직접 뛰어든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18일 ‘윈도8’을 탑재한 10.6인치 태블릿PC ‘서피스’를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구글은 대만 제조업체인 아수스와 함께 개발한 안드로이드OS 기반의 태블릿PC인 ‘넥서스7’을 선보였다.

○MS·구글, 애플에 반격

애플은 아이패드(2010년 4월)와 아이패드2(2011년 3월), 뉴아이패드(2012년 3월)를 잇따라 내놓으며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터치스크린에 기반을 둔 직관성 △편리한 사용자환경(UI)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긴 배터리 수명이 강점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은 올해 전세를 뒤집겠다는 계획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서피스’에 키보드커버를 장착했다. 태블릿PC를 노트북처럼 사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PC와 호환이 가능하고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를 비롯한 각종 윈도 프로그램을 그대로 쓸 수 있다. 윈도스토어에 올라와 있는 앱 개수가 8만여개에 불과하다는 것이 걸림돌이다.

구글은 ‘낮은 가격’과 다양한 앱 콘텐츠를 담은 ‘구글플레이’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구글이 내놓은 넥서스7 가격은 아마존의 킨들파이어와 같은 199달러다. 애플 아이패드 기종 중 가장 낮은 가격이 499달러인 것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다. 구글플레이에는 약 50만개의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앱)이 있다.

○광고수입·SW판매 증가 기대

구글은 검색광고로 돈을 버는 기업이다. 2010년 광고부문 수익은 282억달러(약 30조원)였다. 전체 매출의 96%를 차지한다.

구글이 태블릿PC ‘넥서스7’을 내놓은 것은 검색서비스 광고를 통한 수익창출 영역을 태블릿PC로 확대하겠다는 전략이 깔려 있다. 전 세계 태블릿PC 시장규모는 지난해 6898만대(출하량 기준)로 그 전해보다 292% 성장했고 올해는 1억4320만대로 예상된다. 늘어나는 태블릿PC 광고시장을 놓치지 않기 위해 저가의 보급형 태블릿PC를 구글이 내놓았다.

모바일기기 시장에서 기를 펴지 못하는 마이크로소프트는 ‘서피스’를 통해 ‘윈도’시장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새로운 OS인 윈도8을 채택하는 제조업체들이 늘어나면 자사의 주력제품인 윈도 시장도 자연스럽게 지킬 수 있다는 계산이다.

애플은 올해 태블릿PC 신제품을 추가로 내놓을 계획이 없다. 뉴아이패드를 넘어설 만한 경쟁제품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애플은 그러나 태블릿PC가 아직 많이 보급되지 않은 기업용 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가 시장을 상당히 앗아가고 구글이 저가품 시장을 잠식해 들어갈 가능성은 있다고 보고 있다. 내년 상반기쯤 나올 차기 제품은 이런 부분을 반영하지 않겠느냐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