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앱(애플리케이션)장터인 앱스토어에 올라온 잡지 콘텐츠에 ‘자사에 불리한 내용’이 담겨있다며 판매 승인을 거절해 논란이 일고 있다.

애플은 그동안 국내 모바일메신저 업데이트 버전, 전자책 앱, 내비게이션 앱 등을 승인 거절해 국내 앱 개발자들의 원성을 샀었다. 이번에는 애플에 부정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잡지 콘텐츠 등록을 거부한 것으로 확인돼 기사검열 비판까지 제기되고 있다.

아이패드용 앱을 제작하는 A사는 올해 초 애플을 다루는 잡지(All about Apple)앱을 등록하려 했지만 무산됐다. A사는 애플의 앱스토어 검수 담당자로부터 처음에는 ‘애플 제품 사진을 무단으로 이용해서 빼라’는 메일을 받았다고 한다. 해당 사진을 빼고 다시 올렸더니 1주일 후에는 애플 매장 사진을 추가로 삭제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그 다음에는 애플 로고 사진이 들어간 페이지를 빼라는 메일이 왔다고 한다.

이후 수정본으로 다시 승인 신청을 했지만 또 거부당했다. 애플 제품과 타사 제품을 비교한 기사가 담긴 페이지를 삭제하라는 메일이 왔다는 것이다. 이후 애플 소송 기사를 다룬 페이지 삭제 요청까지 들어왔다. 두 달 동안 계속 거절 메일을 받은 A사는 애플의 요구를 다 받아들이려고 앱을 등록하려 했다. 하지만 잡지 이름에서마저 ‘애플’을 삭제하라는 통보를 받자 이 회사는 결국 포기했다.

A사 관계자는 “사진 저작권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기사나 제목에 대해 간섭하는 것은 도가 지나치다”고 토로했다.

최근 남성잡지 ‘맥심’의 아이패드용 콘텐츠도 애플의 제동으로 출시가 늦어졌다. 앱스토어 승인이 떨어지지 않아 6월호가 평상시보다 10일 이상 늦게 발매됐다.

이 앱을 관리하는 업체 관계자는 “6월호에 뉴아이패드 해상도 관련 기사 등이 들어가 있는데 이게 문제가 됐다”며 “애플은 관련 기사나 콘텐츠 등이 있을 때 본사에서 일일이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말했다.

이영비 맥심 편집장은 “아이패드용 6월호 발매가 늦어져 독자들의 환불 요구가 빗발쳤다”며 “애플이 똑부러진 이유를 말해주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애플코리아 관계자는 “애플 앱스토어 검수 과정에 대해 특별히 할 얘기가 없다”고 답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