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대 재정에서 등록금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0학년도 74.9%에서 작년 76.2%로 1.3%포인트 높아졌다. 지난해 대학가에 ‘반값 등록금’ 압박이 거세게 불면서 수익 구조 다변화가 대학들에 중요한 과제로 부상했지만 등록금 의존도는 오히려 심화된 것이다.

대학들이 운영비와 장학금 등으로 쓰고 남은 돈을 쌓아두는 적립금도 6조6866억원으로 집계됐다.

한국경제신문이 3일 외부 감사를 받는 입학정원 1000명 이상 전국 사립대 98곳의 ‘2011학년도(2011년 3월~2012년 2월) 회계 결산 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 사립대의 등록금 의존율은 2005학년도 65.3%, 2008학년도 68.9%에 이어 지난해 76.2%를 기록하는 등 해가 바뀔수록 상승하고 있다.

경주대와 극동대는 등록금 의존율이 90%를 넘어섰고, 이들을 포함해 98개 사립대학의 절반에 가까운 41개 대학이 80%를 넘었다. 이영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대학들이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투자를 늘리는 데 있어서 등록금에만 의존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산학협력수익, 기부금 등 대체 재원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대학들의 등록금 의존율 평균은 25% 수준이다. 등록금이 한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높은 미국 역시 등록금 의존율은 25%를 넘지 않는다. 하버드대의 경우 등록금 의존율은 20.4%다.

지난해 98개 사립대들의 운영수익 총계는 13조4534억원으로 한 해 전보다 2.6% 늘어났다. 운영수익은 기업의 매출과 같이 등록금, 재단 전입금, 기부금 등 대학이 1년간 벌어들인 수입을 모두 더한 것이다. 연세대는 7956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고 고려대는 5897억원으로 2위를 보였다. 연세대는 재단이 대학에 주는 운영비인 전입금에서도 1958억원으로 선두를 달렸다. 고려대는 기부금을 가장 많은 458억원 거뒀다.

강현우/장성호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