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저녁 서울 논현동 복합문화공간인 플래툰쿤스트할레. 이곳에 250여명의 벤처기업인들이 모였다. 아마존 일본지사(아마존재팬)가 운영하는 인터넷데이터센터(IDC)의 ‘클라우드’서비스를 소개하는 설명회 겸 네트워킹 파티였다. 지진과 쓰나미가 잦은 일본에 있는 컴퓨터 서버를 이용하라는 ‘클라우드’ 마케팅에 중소 벤처기업인들이 몰려들었다.

국내 통신사가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버가 안정되지 않아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벤처기업인들의 입에서 쏟아지고 있다. 국내에서 기업용 클라우드 서비스를 가장 크게 하는 KT의 ‘유클라우드 비즈’는 지난달 다섯 차례나 장애가 발생했다. 지난달 18일에는 다섯 시간 넘게 서버에 연결이 되지 않는 장애가 발생했다. 공지사항 게시판에 장애 사실을 사후에 알리는 데 그쳤다.

이 때문에 인터넷 게임을 서비스하는 R사는 가입자들에게 보상을 따로 해주기도 했다. 모바일쿠폰 업체인 나인플라바의 박지훈 이사는 “모바일 쿠폰 적립 서비스는 24시간 안정적으로 운영되지 않으면 이용자가 바로 이탈한다”며 “장애 발생 시 고객 응대마저 부실해 KT에서 외국 기업으로 서비스업체를 바꾸기로 했다”고 말했다.

포스시스템 전문업체인 링크포스의 심성영 대표는 “오프라인 매장의 결제를 관리하는 포스시스템이 클라우드 장애로 종종 작동하지 않아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업체들의 클라우드 서비스 불안을 틈타 외국 업체들이 한국시장을 넘보고 있다. 아마존뿐만 아니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IT업체들이 국내 IT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하고 있다.

쉐인 오웬비 아마존웹서비스(AWS) 이사는 지난 3일 네트워킹 파티에서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로 큰 효과를 본 업체들을 직접 소개했다. 그는 “한국에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테니 많은 관심을 가져줄 것을 바란다”며 마케팅을 했다.

정인영 파이오넥스 대표는 “해외에 진출하려는 업체들에도 아마존 서버가 좋을 것이란 말을 듣고 네트워킹 파티에 참여했다”며 “안정성을 이유로 해외 클라우드업체로 바꾸려는 기업들이 많다”고 말했다. 파프리카랩, 올라웍스, 쿡앱스, VCNC 등 국내 벤처업체들은 이미 외국 클라우드 서비스를 쓰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기업용 클라우드 서비스를 개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생긴 문제일 뿐, 자리를 잡으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말한다. KT와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은 2010년 말과 지난해 초 사업을 개시했다. 국내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대한 KT는 1500여기업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서비스 품질을 높이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클라우드

cloud. ‘컴퓨팅서비스 사업자의 서버’와 이를 통한 서비스를 통칭하는 말이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컴퓨팅서비스 사업자 서버를 구름(cloud) 모양으로 표시하는 관행에서 비롯됐다. 인터넷서비스 등을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데 필요한 서버를 갖추려면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의 초기비용이 들어가는데, 클라우드는 이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김주완/김희경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