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음료 1~3위인 롯데칠성음료 LG생활건강 웅진식품을 비롯해 남양유업 샘표식품 광동제약 아워홈 등이 생수 1위 브랜드 ‘제주 삼다수’의 유통사업권 경쟁에 뛰어들었다. 음료업체 중 한 곳이 삼다수 유통권을 가져가면 국내 음료시장 판도에 상당한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13년간 삼다수를 유통시켜온 농심은 삼다수 생산업체인 제주도개발공사와 ‘삼다수 공급 중단’을 무효화해달라는 소송을 진행 중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도개발공사가 이날 실시한 ‘삼다수’ 유통권 입찰에 웅진식품 등 입찰 참가 의사를 이미 공개했던 업체뿐만 아니라 샘표식품 등도 막판에 입찰 서류를 제출했다. LG생활건강은 자회사인 코카콜라음료를 통해 입찰서를 냈다.

식품업체 관계자는 “LG생활건강 등 음료업체들의 입찰 참여는 예상했지만 샘표식품 등이 뛰어든 건 예상 밖”이라고 말했다. 오두진 샘표식품 홍보팀 대리는 “지난해 매출이 크게 늘어난 식초 음료 ‘백년동안’과 함께 음료 부문을 새 성장동력으로 키우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주도개발공사는 오는 14일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롯데칠성 LG생활건강 웅진식품 가운데 한 곳이 삼다수 유통권을 확보하게 되면 음료시장에 적지 않은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지난해 롯데칠성은 음료 부문에서만 1조450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LG생활건강은 음료 자회사인 코카콜라음료와 해태음료를 통해 1조400억여원의 매출을 올리며 롯데칠성을 뒤쫓았다.

롯데칠성이 매출 2000억원 규모의 삼다수 유통을 맡게 되면 2위와 격차를 크게 벌리며 독주체제를 갖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반면 해태음료 인수를 통해 음료 매출을 1조원대로 끌어올린 LG생활건강이 이 사업을 확보하면 롯데칠성과 대등한 위치에서 경쟁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또 웅진식품이 삼다수 유통권을 차지하면 내년에 자체 음료사업과 더불어 매출 5000억원대의 ‘음료 대기업’으로 부상하게 된다.

한편 농심 관계자는 “이르면 다음주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삼다수 공급 중단에 대한 법원 판결을 앞두고 입찰이 진행되는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농심은 제주도개발공사와 제주도를 상대로 4건의 ‘삼다수 소송’을 제기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