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사진)이 교대제 개편과 근로시간 감축을 겨냥한 현장 방문활동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이 장관은 8일 경기도 화성에 있는 식용유 전문 제조업체 (주)진유원을 방문해 교대제 개편 문제를 놓고 노사 대표와 간담회를 가졌다.

기름을 짜고 정제하는 제조공정의 특성상 진유원은 그동안 12일을 24시간 가동하고 2일 쉬는 형태로 운영했다. 근로자들은 주6일을 12시간씩(주당 72시간) 주야맞교대 방식으로 근무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0월 2조2교대에서 3조3교대로 개편하면서 7명(14.9%)을 추가 충원했고 3개조가 8시간씩 근로하면서 주당 근로시간이 46시간으로 줄었다. 이 회사는 특히 근로시간 감소로 인한 임금감소분 중 90% 이상을 보전하기로 했고 정부는 교대제전환지원금을 1인당 720만원씩 2년간 지급키로 했다. 이 장관은 “진유원은 성공 사례”라며 여론 형성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었다.

이 장관은 오는 18일부터 5일 일정으로 멕시코와 미국을 방문한다. 이때 애틀랜타 기아차공장과 미시간 GM공장을 찾을 예정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예정된 국제행사에 참석한 뒤 미국 자동차업계의 근로 형태를 돌아볼 예정”이라며 “미국도 1960~1970년대 2조2교대제에서 1980~1990년대 3조2교대제로 전환해 생산성 향상을 보인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이 이처럼 근로시간이 감축된 산업현장을 잇달아 방문하는 것은 ‘근로시간 감축이 일자리 창출과 생산성 증가, 근로자 삶의 질 향상 등 다방면에 효과적’이라는 여론몰이를 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장시간 근로 개선’을 고용부의 올해 최대 목표로 꼽고 이 장관이 발로 뛰며 정책을 밀어붙이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자동차업계는 이 장관의 이 같은 행보를 우려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노조가 기존의 잔업과 휴일근무 수당은 그대로 받으면서 근로시간 단축만 요구하고 있어 국내 자동차 업계의 경쟁력이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