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하이오, 버지니아 등 10개 주에서 6일(현지시간) 동시에 치러진 ‘슈퍼 화요일’의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은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의 힘겨운 판정승이었다.

10개 지역 가운데 롬니는 오하이오, 버지니아, 매사추세츠, 버몬트, 아이다호, 알래스카 6개 주에서 1위를 차지했다.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은 테네시, 오클라호마, 노스다코타주 3곳에서 승리했다.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도 고향인 조지아주에서 1승을 챙겼다. 샌토럼과 깅리치의 선전에 롬니가 압승을 하지 못한 것이다. 때문에 대선주자를 사실상 확정지은 과거 슈퍼 화요일의 결과와 달리 이번 공화당 경선은 장기전이 될 전망이다.

이날 최대 격전지는 오하이오주였다. 샌토럼과 초박빙 접전을 벌인 끝에 롬니가 승리했다. ‘오하이오가 가는 곳으로 미국이 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오하이오주는 중요한 지역이다. 1980년대 이후 대선이 팽팽하게 전개될 때 항상 오하이오주가 승부를 갈랐다. 하지만 오하이오주는 1, 2위 간 득표율 차이가 0.25%포인트 이내일 경우 재검표를 의무화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롬니가 다른 후보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선거자금과 광범위한 선거조직을 갖추고도 조기에 대세를 굳히지 못한 것은 공화당원들의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는 방증이다. 과거 사모펀드를 경영한 경험을 내세워 경제를 살릴 적임자라고 호소하는 전략도 기대만큼 먹히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공화당 경선은 총 대의원의 과반수(1144명)를 먼저 확보하는 후보를 대선주자로 확정한다. 이날 경선 결과를 포함해 롬니가 모두 386명, 샌토럼이 158명의 대의원을 확보했다고 CNN방송은 집계했다. 롬니가 두 배 이상 많지만 과반수 대의원을 확보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점에서 경선은 장기전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 조지아주에서 승리하면서 대의원을 94명으로 늘린 깅리치도 경선을 포기할 것이라고 밝히지 않았다.

다만 향후 몇 개 주 경선에서 성적이 저조해 깅리치가 중도하차하고 같은 강경 보수 성향인 샌토럼을 지지한다고 선언할 경우 샌토럼이 힘을 얻을 수 있다. 대의원 60명을 확보하는 데 그쳐 꼴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론 폴 하원의원의 경선 지속 여부와 지지 향방도 상당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