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의 IT 집중분석] 두뇌가 4개 '쿼드코어'로 진화…스마트폰, PC만큼 빨라진다
올해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2’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제품 트렌드는 ‘쿼드코어’다. LG전자와 HTC가 전시회 개막에 맞춰 ‘쿼드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한 스마트폰 신제품을 공개하면서 올해 ‘쿼드코어폰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릴 것임을 예고했다. 삼성 등 다른 기업들도 쿼드코어폰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쿼드코어는 컴퓨터의 두뇌에 해당하는 코어(CPU·중앙처리장치)가 4개인 것을 말한다. 스마트폰에 쿼드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하면 코어가 1개인 싱글코어나 2개인 듀얼코어 폰에 비해 데이터 처리 속도가 훨씬 빨라 현란한 그래픽으로 만들어진 게임도 스마트폰에서 끊김없이 즐길 수 있고 웹페이지도 빠르게 넘길 수 있다.

LG전자는 26일 한국 기자들에게 부스를 공개하고 엔비디아의 테그라3 쿼드코어를 탑재한 ‘옵티머스 4X HD’(사진)를 시연했다.

‘글로우볼’이라는 공 굴리기 게임을 듀얼코어 폰과 쿼드코어 폰으로 동시에 실행하며 속도 차이를 보여줬다. 듀얼코어폰에서는 속도가 느려 끊김현상이 나타나는 반면 쿼드코어폰에서는 매끄럽게 진행됐다.

웹사이트를 아래로 내려가며 볼 때도 끊기지 않았고 사진이 많은 사이트도 빠르게 떴다. LG전자 관계자는 “옵티머스 2X보다 용량이 33% 큰 2150mAh 배터리를 탑재한 데다 ‘쉐도코어’라고 불리는 제5의 코어가 저전력 모드로 작동해 전력 절감효과가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김광현의 IT 집중분석] 두뇌가 4개 '쿼드코어'로 진화…스마트폰, PC만큼 빨라진다
대만 HTC도 쿼드코어폰 ‘원X’를 공개했다. LG ‘옵티머스 4X HD’와 마찬가지로 테그라3 쿼드코어 프로세서와 구글 안드로이드 4.0(아이스크림 샌드위치) 운영체제(OS)를 탑재했고 화면 크기도 4.7인치로 똑같다. 후면 800만 화소, 전면 13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한 것도 마찬가지다. 배터리 용량은 1800만mAh이다.

현재 유럽의 한 이동통신사가 2분기 중 쿼드코어폰을 내놓기 위해 폰 메이커들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쿼드코어폰을 맨먼저 내놓기 위해 3개 회사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3개 회사는 LG전자 HTC 삼성전자라고 소개했다. 삼성도 쿼드코어폰을 개발 중이지만 이번 전시회에 내놓진 않았다.

삼성전자는 이미 ARM 칩셋을 기반으로 쿼드코어 프로세서 ‘엑시노스4’를 개발했으며 갤럭시S2에 탑재된 듀얼코어와 달리 45나노가 아닌 32나노 공정으로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픽카드 전문업체인 엔비디아가 테그라3 쿼드코어를 개발해 폰 메이커들에 제공함으로써 스마트폰 프로세서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는 점도 눈에 띈다. 엔비디아는 LG전자 HTC 외에도 ZTE 아수스 후지쓰 등에도 테그라3를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고 알려졌다. 엔비디아는 부스에서 테그라3 게이밍을 시연해 눈길을 끌었다.

김광현 IT전문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