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를 하는 리포터는 자신을 드러내고 돋보이게 하기보다는 상대방을 배려하는 역할이다.

숱한 연예 프로그램을 통해 수많은 리포터들이 지나쳐갔지만 조영구 정도 외에는 딱히 기억나는 인물이 없었던 것도 그런 탓이다.

그러나 '한밤의 TV연예(이하 '한밤')' 리포터 지영은 내노라하는 국내 톱스타들을 만나면서도 통통튀는 매력과 끼로 자신만의 존재감을 표출해왔다.

인터뷰를 하는건 베테랑이지만 인터뷰이가 되는게 아직은 어색한 지영을 만나봤다.
[인터뷰] '한밤의 TV연예' 리포터 지영 "수애 만나보고 가장 놀라"
이력이 화려하시네요

KBS 공채 18기 개그우먼으로 데뷔했어요. 개그콘서트를 할 당시에는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했어요. 그러다가 M.net에서 VJ로 그리고 '쇼 뮤직탱크'의 MC를 보면서 조금씩 길이 열리기 시작했죠.

한창 바쁠때는 라디오·방송등 합쳐 50개 프로그램을 진행해 본적도 있어요.


리포터란 직업은 어떤가요?

제가 한밤 리포터로 2년 8개월째 활동중이라 리포터계에서는 거의 '인맥왕'이라고 할 수 있어요. 특히 A급 배우들 많이 만나는데 정말 배울점이 많아서 좋아요. 한 분씩 만날때마다 책 한 권을 읽은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인터뷰 전에는 그들이 출연한 작품 전부를 찾아서 보고 준비를 철저히 해요. 어떤 때에는 출연작 20편을 며칠에 걸쳐 밤새 본 적도 있어요. 그분들이 출연한 작품 속 표정이나 대사 등도 꼼꼼히 챙기죠. 10분 방송분량을 위해 정말 스케쥴 바쁜 스타들이 하루를 온전히 내주기도 하는데 저도 그정도 공은 들여야죠.


'한밤'에서 반말로 하는 토크가 인상적이에요

저희 코너 중에 '자기야'가 있어요. 야자타임처럼 서로 반말을 하는 토크인데 모두들 재미있게 봐주세요.

처음엔 좀 어색한데 스타들이 더 재미있어 해요. 끝날 때는 '벌써 끝났어? 이게 다야?'하면서 아쉬워하시더라구요. 마음 푹 놓고 야자 하다보면 진짜 옆집오빠언니랑 수다 떠는 기분이예요. 그동안 꾸준히 봐왔던 스타들과 인터뷰를 하는터라 큰 어려움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승기 씨는 워낙 깍뜻해서 반말하기 어려워하시더라구요.


열애설 성형수술 등 민감한 얘기는 어떻게 끄집어내요?

솔직히 만나서 첫마디만 딱 들어보면 '속시원히 말하겠구나' '어렵겠구나' 감이 와요. PD선생님이나 작가분께서 절 온전히 믿어주셔서 제 판단을 존중해주시는 편이에요. 민감한 얘기는 편집해주고 대신 다른 빵 터질 걸 건져내죠. 저도 연예인들과의 신뢰를 중요시해서 그들과의 약속은 꼭 지키려 노력해요.

단답형 스타들과의 인터뷰는 좀 어렵기도 한데 그런 어려움을 넘어설때 저만이 느끼는 쾌감이 참 커요.

사람마다 캐릭터가 달라서 그들을 잘 인터뷰하기 위해 심리학도 공부했어요.
[인터뷰] '한밤의 TV연예' 리포터 지영 "수애 만나보고 가장 놀라"
인터뷰 전에 신경쓰고 가는 점이 있다면요?

만나는 스타의 성향에 따라 의상도 컨셉을 정해요. 예를 들면 이병헌 씨가 어두운 영화를 찍으셨다면 만나러 갈때는 저도 거기에 컨셉을 맞춰요. 그래야 저에게 깊은 얘기를 풀어내실 수 있거든요. 여자스타를 만나러 갈때는 그분들이 돋보이도록 노출을 자제하고 의상에 한군데 포인트를 주기도 하고요.


실제보면 누가 가장 잘생겼나요?

얼마전 인터뷰에서 원빈·김혜수 씨 외모가 역대 최고라고 밝혔었는데 오늘은 좀 바꿔볼까요?(웃음) 사실 너무 많아서 한두명 꼽는게 어려워요. 남자중에서는 얼굴만 잘생긴 걸로 치자면 송승헌씨요.


TV로 보는 모습과 비교하면 어떤가요.

송승헌 씨 브라운관에 비춰지는 모습은 착각이라고 밖에 할 수 없어요. 실물보면 정말 말이 안나와요. 그정도로 잘생겼어요. TV 출연으로 가장 손해보는 연예인이 아닐까 해요.


미모 최강 여자 연예인은 누구에요?

한가인, 송혜교, 문채원씨… 아 정말 셀수가 없어요. 아 맞다 수애 씨요! 최근에 만나본 수애 씨는 외모가 눈부실 정도로 빛날 뿐 아니라 정말 행동 하나하나까지도 자로 잰듯 완벽해서 탄성이 절로 나왔어요. 가장 놀랐던 연예인인것 같아요.


실제로 인터뷰하기 좋았던 분은요?

차승원 씨가 참 유쾌해서 좋아요. 도도함 속에서도 빵 터지는 웃음을 주죠. 정말 재미있는 분이에요. 제가 촬영장 찾아가면 스탭들한테 '쟤 또 왔네. 왜왔어? 쟤좀 치워~'라고 장난스럽게 말씀하시는데 실제 인터뷰땐 또 잘 챙겨주기도 해요.


앞으로 활동계획을 들려주세요

최근 출연 섭외는 많이 들어오지만 제가 욕심이 좀 많아서 연기 영어 댄스 배우느라 시간이 별로 없어요. 돈을 좀 적게 번다해도 전 오로지 예능 버라이어티 하나의 표지판만 보고 가고 있어요. 정상까지 가는데 오래 걸리지만 오래 갈 수 있는 방송인이 되고 싶달까요. 수입은 오롯이 제 자신에게 투자하는 편이죠. 이상형이요? 전 저보다 성실하기만 해요. 제가 좀 유달리 성실하니까 만나기 힘들지는 몰라도요(웃음).

한경닷컴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 / 사진 변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