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 디자인등 럭셔리 헤드폰 시장 급팽창

'차도 男女'의 스페셜 아이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지난달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2’에서는 스마트폰, 울트라북 못지않게 주목받은 헤드폰이 있다. 영국 로직쓰리가 이탈리아 페라리와 협업해 만든 ‘R200’('1'·250달러)이다. 우리나라에서 5곳 이상의 음향기기 업체가 한국 판매권을 따기 위한 입찰에 뛰어들어 곧 국내에 들어올 전망이다.


고음질에 도회적 감수성까지 갖춰

'차도 男女'의 스페셜 아이템
마니아 제품에 가까웠던 고급 헤드폰에 이처럼 업체들이 몰리는 건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기기의 확산으로 음악 듣고 동영상을 보며 이동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고급 헤드폰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웬만한 가전 제품에 맞먹는 가격이 부담스럽지만, 제값을 하는 음질에 도회적 디자인까지 갖춘 이들 제품은 하나의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잡았다.


CJ·YG·JYP… 엔터株 헤드폰?

최근 헤드폰 시장에선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해외 팝스타와 손잡고 선보인 제품들이 화제다. 톱스타를 활용한 ‘연예인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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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힙합가수 루다 크리스가 디자인과 사운드를 직접 설계한 소울바이루다크리스는 2NE1과 빅뱅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가 마케팅 파트너다. 주력 모델인 ‘SL300’('2'·44만9000원)은 헤드밴드를 영국 벤틀리의 격자무늬 시트를 본떠 디자인했다. 헤드폰 안쪽 버튼을 누르면 켜지는 발광다이오드(LED) 조명과 소음을 줄이는 노이즈 캔슬링 기술이 특징이다.

'차도 男女'의 스페셜 아이템
역시 힙합가수 닥터 드레가 제작에 참여한 비츠바이닥터드레는 CJ E&M이 국내 판권을 보유하고 있다. 비츠바이닥터드레 ‘스튜디오’('3'·42만9000원)는 헤드밴드가 안쪽으로 접히고, 접힌 상태에서 집어넣는 파우치도 따로 있어 휴대성이 좋다. 소재가 매끄럽고 케이블 탈착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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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걸스와 2PM의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도 비츠바이닥터드레 제조사인 몬스터와 제휴, 첫 헤드폰 ‘다이아몬드 티어스’('4'·가격 미정)를 지난달 CES에서 선보였다.


구관이 명관…전문업체 제품도 '인기'

음향기기의 전통적 강자인 시장 점유율 1위 소니의 ‘MDR-ZX700’('5'·12만9000원)은 우레탄 쿠션 이어패드로 귀에 가중되는 압박감을 줄였고, 50㎜ 대형 드라이버 유닛을 탑재해 비트가 강한 음악을 즐기기에 좋다. 소니가 젊은층을 겨냥해 만든 ‘MDR-PQ2’('6'·6만9000원)는 겉면을 고무 코팅했으며, 4종의 원색으로 포인트를 준 디자인이 눈에 띈다.

'차도 男女'의 스페셜 아이템
페니왕 ‘2001 오버이어 DJ’('7'·39만5000원)는 페니왕 특유의 독특한 외관 무늬가 남성적 느낌을 풍긴다. 귀 전체를 덮는 부드러운 이어컵으로 착용감을 강조했다. 듀오잭 케이블을 사용하면 헤드폰을 한 대 더 연결해 여자친구와 함께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젠하이저의 블루투스 무선 헤드폰 ‘MM500’('8'·73만9000원)은 디자인은 평범한 편이나 전화 통화할 일이 많은 사람들에게 실용도가 높다. 음악을 듣는 중에 전화가 오면 버튼 조작 한 번으로 헤드셋 기능을 쓸 수 있다. 케이블을 연결하면 유선 헤드폰으로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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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트에도 묘하게 어울리네

슈트나 비즈니스 캐주얼을 입는 직장인들은 헤드폰이 지나친 ‘파격’이라 생각해 이어폰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무광택 소재, 짙은 색상, 심플한 디자인 위주로 선택하면 헤드폰도 의외로 출·퇴근 복장과 잘 어울린다는 걸 발견하게 된다.

'차도 男女'의 스페셜 아이템
이창우 소울앤미디어그룹 본부장은 “최근 출시된 하이엔드(고급) 헤드폰은 주말의 자유로운 복장뿐만 아니라 주중에 주로 입는 비즈니스 캐주얼과 매칭해도 잘 어울리는 게 특징”이라며 “옷, 신발, 액세서리 색상과 자연스럽게 맞추면 슈트 차림을 돋보이게 하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헤드폰이 패션 아이템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실제 구매할 땐 제품의 본질인 ‘음질’을 따지지 않을 수 없다. 수십 종의 고급 헤드폰을 진열, 직접 들어보고 살 수 있도록 한 청음(聽音) 매장을 활용하면 선택에 도움이 된다. 헤드폰은 소리가 밖으로 새어나가는지에 따라 밀폐형과 개방형으로 나누는데, 외부에서 자주 쓴다면 주변에 민폐를 끼치지 않는 밀폐형이 낫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