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골프협회(KPGA)가 ‘해저드’에 빠졌다. 차기 회장으로 외부인사를 영입하기로 한 집행부가 서로 다른 인물을 회장으로 추천하면서 내분에 휩싸였다.

이명하 회장은 안상수 전 인천시장(66)을 영입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회장은 영입 의사를 타진한 끝에 안 전 시장으로부터 “도움이 된다면 힘을 보태겠다”는 동의를 받았다고 지난달 29일 이사회에서 발표했다. 이 회장은 “류진 풍산그룹 회장 영입이 무산돼 안 전 시장을 모시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한장상 고문, 임진한 이사 등은 지난 6일 전윤철 전 감사원장(73) 영입을 진행중이다. 한 고문은 “지난달 이사회에서 외부 인사 영입에 대해 임진한 이사에게 모든 것을 일임키로 해놓고 이 회장이 다른 인사를 영입하는 것은 협회를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임 이사는 “전윤철 전 감사원장을 모시기로 얘기가 다 된 상황에서 이렇게 되면 모든 일이 틀어지게 된다. KPGA의 앞날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집행부 내분으로 피해를 입는 것은 선수들이다. KPGA는 올해 대회 일정을 아직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4월 말 발렌타인챔피언십으로 시즌을 시작하지만 이 대회는 상위권 선수들만 나갈 수 있다. 시드권자들이 모두 출전하는 대회는 5월 말에나 가능하다. 대회도 고작 9개에 불과한데다 시드권자가 나갈 수 있는 대회는 5개에 그칠 전망이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