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폐렴구균 유행한다는데…영유아 예방접종 꼭 챙기세요
올해는 60년 만에 한 번씩 찾아온다는 ‘흑룡’의 해다. 연초부터 용의 기운을 받기 위해 흑룡띠 아이를 출산하기 위한 붐이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어느 분야에서나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용의 힘찬 기운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건강이 뒷받침돼야 한다. 소아청소년과 의사로서 아이를 최고로 키우기 위한 건강비법을 말한다면 단연 ‘예방접종’이라고 하겠다.

영유아 시기의 예방접종은 평생건강을 좌우하는 일종의 면역보험이다. 예방접종은 껍데기를 분리해 약하게 만든 균을 인체 내에 주입, 균에 대항할 수 있는 항체를 만들고 면역력이 생기게 한다. 질환으로부터 영유아를 보호하는 역할을 강화하는 것이다. 영유아 시기에는 면역체계가 덜 발달해 각종 질환에 취약하다. 때문에 어른은 그냥 지나갈 수 있는 질환도 영유아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따라서 예방접종을 통해 면역력을 만들어주는 게 최선이다.

생후 1주 이내 맞는 B형 간염 예방접종을 시작으로 돌 이후까지 18가지, 40여회 이상이나 되는 예방접종을 모두 꼼꼼하게 챙겨 맞히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예방접종은 반드시 연령·시기별로 제때 맞혀야 최대의 효과를 볼 수 있다. 따라서 정해진 접종 스케줄대로 끝까지 완료하는 게 중요하다.

특히 돌 전에 기초예방접종을 통해 얻은 방어면역을 장기간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돌 이후에도 정해진 추가접종과 보강접종을 꼼꼼하게 챙겨야 한다.

요즘 같이 추운 날씨가 지속돼 호흡기 질환이 기승을 부리는 겨울철에는 아이가 독감이나 폐렴구균 백신을 맞았는지 다시 한번 점검할 필요가 있다. 독감 예방접종은 세계보건기구의 권고에 따라 그해 유행이 예상되는 세 가지 독감 바이러스를 추정, 매년 새롭게 제조되기 때문에 해마다 맞아야 한다.

독감은 통상 11~12월에 1차 유행이, 이듬해 2~4월에 2차 유행이 나타나므로 지난해 말 독감예방접종 시기를 놓쳤다면 지금 맞아야 한다. 독감과 같은 호흡기 질환으로 면역력이 약해지면 2차 감염으로 폐렴구균성 질환까지 걸리기 쉽다.

폐렴구균은 평소 코와 목 등의 점막에 상주하는 균이지만 면역력이 약해지면 뇌나 혈관, 귀 등에 수막염, 패혈증·균혈증, 급성 중이염, 폐렴 등의 폐렴구균성 질환을 일으킨다. 폐렴구균성 질환은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질환 중 5세 미만 소아의 사망 원인 1위다. 면역력이 약한 5세 미만의 영유아에겐 치명적인 질환이다.

폐렴구균 백신은 뇌수막염, 패혈증, 중이염과 폐렴 등을 예방할 수 있다. 현재 국내에는 10여가지 활동성이 높은 균을 예방하기 위한 13가, 10가의 두 가지 백신이 나와 있다. 최근 유행하는 19A 균은 항생제 내성이 강해 치료가 어렵고 예후가 좋지 않아 특히 조심해야 한다. 19A 균은 13가 백신을 통해 예방이 가능하다.

폐렴구균 백신은 생후 2·4·6개월 3회 기본접종을 맞아야 한다. 이후 12~15개월에 1회 추가 접종으로, 총 4회 접종한다. 기존에 7가 백신으로 접종 완료한 만 5세 미만 소아의 경우 13가 백신을 1회 보강접종하면 6가지 추가된 혈청형에 대한 예방효과도 갖게 된다.

과거 100년 전 30~40세에 못 미치던 평균 수명이 80세가 넘게 된 것은 단언컨대 예방접종 덕분이다.

우리 아이의 평생건강을 책임지는 예방접종, 이제 아기수첩을 펴고 면역보험을 제대로 들고 있는지 꼼꼼히 확인해볼 때다.

임수흠 대한소아청소년과개원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