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27일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자회사 편입을 승인하면서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이 띄운 또 한 번의 승부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2010년 11월 외환은행 인수를 선언한 지 1년2개월 만에 결실을 본 셈이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과의 시너지를 통해 기존 KB·신한·우리금융지주 등 ‘빅3’와 함께 선두권 경쟁을 벌일 수 있게 된 것이다.

하나금융 자체 분석에 따르면 외환은행을 인수하면 하나금융은 소매금융분야에서 가계대출부문 국내 2위, 프라이빗뱅킹(PB) 영업부문 국내 1위에 오르게 된다. 수년간 성장 정체에 몰리며 5위 기업은행의 숨가쁜 추격을 따돌려왔던 ‘만년 4위’ 금융지주가 외환은행 인수로 성장의 날개를 단 것이다.

기업금융분야에서도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 여신이 많고 해외네트워크가 잘 갖춰진 외환은행의 역량에 힘입어 대기업 대출 국내 2위, 외화대출 국내 2위, 무역금융 국내 1위 등으로 오를 전망이다. 펀드 판매도 국내 1위가 된다.

지표상으로도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를 하게 되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총자산이 366조5000억원으로 우리금융(372조4000억원)에 이어 국내 2위로 올라선다. KB금융(362조6000억원)과 신한금융(342조4000억원)을 제치게 되는 것이다.

덩치가 커지면서 고객 저변도 넓어진다. 국내 지점 수는 1012개(2010년 6월 말)로 국민은행(1162개)에 이어 국내 2위로 올라 신한은행(965개), 우리은행(932개)을 따돌리게 된다. 해외 자산의 경우 36조원으로 우리은행(22조원) 신한은행(19조원) 등을 따돌리고 국내 1위가 되고, 자본역량도 신한(29조9000억원) 국민(23조5000억원)에 이어 23조4000억원으로 우리금융(21조2000억원)을 제치고 국내 3위로 올라선다.

김 회장은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외환은행)인수에 수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외환은행과의 시너지를 생각하면 (외환은행)인수를 결코 포기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외환은행 역시 사모펀드 경영에서 벗어나 금융의 공공기능 업무를 수행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국내 금융산업 발전 측면에서도 안정적인 4강 경쟁구도(KB 신한 우리 하나)를 통해 양적 경쟁이 지양되고 쏠림현상이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는 3월 임기를 앞둔 김승유 회장은 김종열 하나금융 사장의 사퇴에 따른 PMI(인수 후 통합) 작업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연임의 필요성이 커지게 됐다. 윤용로 외환은행장 내정자와 함께 조직을 추스르는 데 앞장서야 하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의 실무적인 작업은 일주일가량 소요되며 늦어도 2월15일까지 모든 작업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은 오는 3월 외환은행 주주총회 때 새로운 외환은행 임원진을 구성할 전망이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