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억 들여 정비한 월성 원전1호기 섰다
발전용량 68만㎾급 중형 원전인 월성 1호기가 12일 새벽 온도감지장치 고장으로 멈춰섰다. 이 원전은 설계 수명이 30년으로 올해 11월 그 기간이 끝난다. 한국수력원자력은 가동 연장을 위해 27개월간 7000억원을 들여 정비, 작년 7월 재가동에 들어갔으나 이번에 문제가 생겼다.

한수원은 이날 “원자력 발전출력 100%를 기록하며 정상 가동되던 월성 1호기가 오전 4시24분께 과열 신호 감지로 원자로 가동이 자동으로 멈췄다”고 발표했다. 한수원은 고장 원인을 정밀 조사한 뒤 원자력안전위원회 승인을 얻어 발전을 재개할 계획이다. 재가동 시기는 일러야 13일 밤이 될 전망이다.

이에 앞서 지난달 13일에는 95만㎾급 울진 1호기, 14일에는 95만㎾급 고리 3호기가 각각 과전압과 냉각기 기능 저하로 잇달아 가동이 중단됐다. 올겨울 들어 고장을 일으킨 3기의 원전은 모두 가동된 지 25년이 넘은 노후 원전이다. 이에 따라 환경단체와 지역주민은 가동 연한이 임박한 원전은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국에 설치된 21기의 원전 가운데 가동이 멈춘 곳은 월성 1호기를 포함, 계획정비 중인 울진 4호기(100만㎾)와 신고리 1호기(100만㎾) 등 모두 3기다. 3기 원전의 총 발전용량은 268만㎾다. 울진 4호기와 신고리 1호기는 정비가 끝나는 오는 4월23일과 2월16일 재가동된다.

강추위로 올겨울 최대 전력피크가 예상되는 이번주 전력 공백이 발생하면서 안정적인 전력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이날 전력 수요가 가장 컸던 오전 9시45분께 전력 예비율은 8.64%(예비력 623만㎾)까지 떨어졌다. 정부가 긴급 수요 관리에 나서면서 오후 2시에는 예비율이 11.01%까지 회복됐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대규모 산업체에 대한 절전 규제와 수요관리시장 개설 등으로 300만㎾ 이상의 예비력을 추가로 확보했다”며 “월성 1호기 가동 중단에도 안정선인 500만㎾ 이상의 예비력 유지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