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달력에 4월4일 공휴일 표시는 처음"
北 내년 4월4일 무슨날?…'알쏭달쏭 수수께끼'
북한이 발행한 내년 달력에 예년에 없던 공휴일이 새로 등장했다.

2012년 북한 달력에 4월4일이 빨간 글씨로 표시돼 있는 것.

북한은 일요일, 설과 추석, 2월16일(김정일 생일), 4월15일(김일성 생일)을 비롯한 국가적 명절과 '국제부녀절' 같은 국제적 명절을 공휴일로 정했으며, 달력에 이런 날을 빨간 글씨로 표시하고 있다.

연합뉴스가 23일 입수한 내년 북한 달력의 4월 페이지에 빨간 글씨로 표시된 날은 4일과 공휴일로 지정돼 있는 김일성 주석의 생일 15일, 인민군 창건일인 25일이다.

올해를 포함해 그동안 북한에서 4월4일이 명절이나 기념일로 지정된 적은 한번도 없었다.

최근에 남한에 온 탈북자들도 이날에 대한 의미를 전혀 모르고 있다.

특히 달력에는 4월4일에 대한 아무런 설명도 없다.

월별로 주요 기념일에 간단한 설명을 붙인 것과 대비된다.

김 주석 생일인 15일, 4월25일(인민군 창건절), 4월13일(1992년 김일성 대원수 칭호 받은 날), 4월20일(1992년 김정일 원수 칭호 받은 날), 4월9일(1993년 김정일 국방위원장 추대된 날), 4월21일(김일성의 생모 강반석의 생일)에는 설명이 붙어 있다.

갑자기 '중요한 날'로 등장한 4월4일을 두고 전문가들과 탈북자들 사이에서는 '강성대국'이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 김정은 노동당 중앙 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결부시켜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우선 내년을 이른바 `강성대국 원년'으로 선포한 북한이 4월4일을 '강성대국의 대문을 여는 날'로 지정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김 주석 생일 100주년과 강성대국을 연관시켜온 북한이 김 주석 생일 4월 15일에 앞서 4일을 '강성대국' 기념일을 지정했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일부 탈북자들은 "북한에서도 숫자 4는 '죽을 사(死)'와 관련돼 불길한 숫자로 인식된다"며 "굳이 불길한 숫자인 4가 두 개나 들어간 날을 기념일로 정했겠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일부에서는 북한이 정통성 차원에서 김정은 부위원장의 생일을 김 주석 출생 달과 맞춰 조작해 경축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것일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북한은 이미 김정은 부위원장이 후계자로 내정된 1주년인 작년 1월 8일 그의 생일을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국 지시문'에 따라 내부적으로 크게 기념했기 때문에 설득력은 약하다.

내년 달력에는 김 부위원장의 실제 생일 1월 8일이 일요일과 겹쳐 빨간색으로 표시됐다.

그러나 이날에 대한 별도의 설명은 없다.

작년과 올해 달력에는 김 부위원장의 생일이 빨간색으로 표시돼 있지 않았다.

한 전문가는 김정은이 2009년 4월9일 최고인민회의 제12기 1차회의에 앞서 첫 공직으로 국방위원회 지도원 직책을 부여받은 것을 표시했을 수도 있다고 추측했다.

하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노동당 중앙위원회에서 첫 업무를 시작한 6월19일의 경우 빨간색으로 표시돼 있지 않아 역시 설득력은 없어 보인다.

더욱이 내년 달력이 김정일 위원장 사망 이전에 이미 발행된 만큼 김정은 부위원장과 직접 관련된 것은 아닐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결국 내년 4월4일의 실체는 앞으로 북한당국의 설명에 기댈 수 밖는 수수께끼로 남게 됐다.

(서울연합뉴스) 윤일건 기자 yooni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