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온라인 매체 '리스트버스(Listverse)'에서 지난해 5월 선정해 자사 사이트에 올린 '김정일에 관한 말도 안 되는 사실 5가지'라는 글이 17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해외 네티즌들 사이에서 새삼스럽게 인기다.

이 사이트 방문자들은 이 글을 트위터(915건), 페이스북(1만건)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퍼나르기가 진행되고 있다. 또 트위터에서는 19일 하루 동안 수십여 건의 '멘션'이 올라왔으며 이 같은 관심은 21일 현재까지 계속되는 추세다.

리스트버스의 '김정일에 관한 말도 안되는 사실'은 △초자연적 탄생 △유행 선구자 △존경받는 정치인 △햄버거 발명 △골프신동 등 허구적인 내용을 적시하며 풍자적으로 비꼬고 있다.

△초자연적으로 탄생했다 = 북한역사소설에 따르면 김정일이 백두산에서 태어날 당시 하늘에 밝은 별이 빛났으며, 계절이 갑자기 겨울에서 봄으로 바뀌며 무지개가 나타났다고 한다. 1942년 2월 백두산 밀영의 통나무집에서 김정일이 태어났다는 것이 북한의 공식기록이다. 이는 김일성이 동북항일연군에서 활동할 당시 머물던 러시아 게릴라 캠프에서 김정일이 태어났다는 '러시아 탄생설'과 배치되는 주장이다.

△유행의 선구자다 =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일의 패션 스타일이 세계적인 '패션아이콘'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위원장이 관심을 가지고 즐겨 입었던 카키색 집업 상의와 바지가 전 세계적으로 퍼지게 된 것이 김 위원장 덕분이라고 했다.

△존경받는 정치인이다 = 북한 국영 매체는 김정일이 국제적으로 중요한 정치인이라 보도했다. 김정일의 생일이 되면 세계에서 그에 관한 영화를 상영하거나 축제를 열어 그를 축하한다고 했다. 리스트버스는 "사실 대부분의 국가들이 핵 문제 등 중요한 이슈에 대한 변덕스러운 김정일의 외교정책에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햄버거 발명했다 = 북한신문인 민주조선에 따르면 김정일은 대학생들에게 양질의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 '고기겹빵'이란 햄버거를 개발했다. 햄버거 대량생산 공장을 세우고 주민들을 위해 생산하고 있다고 하나, 북한 주민들은 여전히 기아에 허덕이고 있다.

△골프 신동이다 = 평양방송은 "김정일이 골프 18홀 정규코스에서 38 언더파를 기록했다"고 전하며 그를 타고난 골프 천재라 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그가 골프를 처음 쳐보고 이와 같은 기록을 달성했다고 덧붙였다. 김정일이 PGA에 진출하지 않은 것을 운 좋게 생각해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美 매체가 꼽은 '김정일에 관한 황당스토리 5가지'
이 매체는 이어 북한 실태 5가지를 지적하며 김정일이 과거에 저지른 만행을 낱낱이 공개하기도 했다.

△약물 중독을 염려했다 = 김정일은 진통제에 중독될까봐 경계심을 드러냈다. 승마를 하다 떨어져 다친 그는 자신에게 투여되는 약물을 측근들에게도 동일하게 투여했다. 자신이 약물에 중독되면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영화감독을 납치했다 = 1987년 김정일은 선전영화를 만들기 위해 남한의 영화감독 신상옥을 납치했다. 신 감독은 '고질라'의 공산주의 선전용 버전인 '불가사리'의 연출을 맡았다. 신상옥이 북한을 탈출하자 그는 불가사리를 비롯한 신 감독의 영화 상영을 보류하기도 했다.

△히틀러를 추종했다 = 김정일은 1989년 세계청년학생축전을 준비하며 평양 내의 장애인들을 모두 내쫓았다. 키 작은 사람들도 장애인과 함께 무인도로 보내 사회와 격리시켰다. 다음 세대에 키가 작거나 약한 사람의 유전자를 없애려는 의도였다.

△양주를 즐겼다 = 1990년대 초, 북한은 헤네시(코냑)을 가장 많이 사들인 고객이었다. 김정인은 60~85만 달러치 술을 매년 구입했고, 심지어 한 병에 700달러에 이르는 파라다이스 코냑을 즐겼다. 이에 비해 당시 북한 주민 1년 평균 수입은 1000달러에 불과했다.

△선전도시를 건설했다 = 리스트버스는 김 위원장이 과시용 도시를 건설한 것도 지적했다. 기정동 선전도시는 사람이 아무도 살지 않는 곳이지만, 도시기능을 시뮬레이션하고 자동 전등장치 설치를 비롯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깃대를 세우는 등 '보여주기'도시를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아이디 'missecon.com'을 쓰는 한 이용자는 "마침내 그가 우리 곁을 떠났다"며 "골프와 패션 업계의 엄청난 손실이지만 인류의 안정을 위해서는 도움이 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경닷컴 속보팀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