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증권거래소 북적대는 모습 기대"
“지역 증권거래소가 부활하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미국의 지역 투자(local investing) 활성화 현상을 최근 ‘로카베스팅(Locavesting)’이라는 책으로 엮은 프리랜서 언론인 에이미 코테스(사진)는 1일 “주민들이 소속감과 함께 투자수익도 얻고 동시에 지역 경제도 활성화할 수 있는 지역 투자가 앞으로도 확대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예컨대 브루클린 증권거래소 같은 지역 거래소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 주간지 비즈니스위크의 에디터를 역임한 코테스는 로카베스팅 출판 후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로컬인베스팅그룹’을 설립하는 등 지역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한 각종 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는 “지역에서 나는 음식과 식당에 투자하는 슬로머니 운동에서 시작된 로컬 인베스팅이 미국 전역에 걸쳐 다양한 업종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복잡할 뿐 아니라 수익이 얼마 나는지 계산하기도 힘든 금융상품을 파는 월스트리트의 투자 방식에서 벗어나려는 미국 시민들이 로컬 인베스팅을 주목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무 대안도 제시하지 않고 그저 시위만 벌이는 월스트리트 점령 시위보다 훨씬 생산적인 움직임”이라고 강조했다.

코테스는 하지만 현재 형태의 로컬 인베스팅은 유동성 문제 때문에 지속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직접 투자의 성격상 투자자가 돈이 필요해 투자금을 회수하고 싶어도 당장 회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코테스가 지역 증권거래소 설치를 장기 목표로 설정한 이유다.

그에 따르면 불과 70년 전까지만 해도 미국에는 보스턴, 시애틀, 신시내티, 리치먼드 등에 다양한 지역 거래소가 있었다. 당초 1790년대 뉴욕 월스트리트와 필라델피아에 생긴 초기 증권거래소도 지역 거래소 형태였다. 이들 지역 거래소는 지역 젊은이들이 자금을 조달해 사업을 일으켜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인프라 역할을 담당했다. P&G와 굿이어도 신시내티 증권거래소를 통해 사업을 일으켰다.

하지만 통신이 발달하면서 지역 거래소들은 하나둘 쇠퇴했고 결국 뉴욕증권거래소 같은 대형 거래소들만 살아남았다. 이제는 그마저도 글로벌 통합이 진행되고 있다. 코테스는 “이미 하와이에서도 증권거래소 설립 계획이 추진되는 등 지역 거래소에 대한 논의가 각지에서 진행되고 있다”며 “과거에서 미래를 찾아 현재의 불합리한 구조를 개선하는 일에 인생을 걸어볼 계획”이라며 웃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