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편성채널(종편) 4개사의 개국 첫날 방송 시청률이 0.5%대 이하에 그쳤다. 1000가구 중 5가구 정도만 방송을 시청한 셈이다. 기존 케이블 인기 프로그램보다 훨씬 못한 시청률이다. KBS 1TV 시청률 9.4%의 20분의 1에 불과하다.

콘텐츠 부족과 낮은 품질 때문에 시청자들이 외면한 탓이다. 이에 따라 방송 전 시청률 근거도 없이 무리하게 광고 단가를 요구해온 종편사들에 대한 광고주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2일 시청률 조사기관인 TNms가 1일 방송된 종편 시청률(전국 유료방송 가입가구 기준)을 조사한 결과 TV조선은 0.567%, JTBC는 0.533%, 채널A는 0.444%, MBN은 0.309%로 나타났다.

프로그램별로는 TV조선의 ‘9시뉴스 날’이 1.060%로 가장 높았고, JTBC의 ‘깃발을 올리며’가 0.924%로 뒤를 이었다. ‘9시 뉴스날’을 제외하고는 1%를 넘긴 프로그램은 없었다.
'졸속 종편' 시청률 고작 0.3~0.6%
또다른 시청률 조사기관인 AGB닐슨미디어리서치의 집계에서도 JTBC의 ‘NEWS 10’(1.215%)만이 1%를 넘겼다. MBN의 다큐멘터리 ‘엄마의 도전, 사하라 사막에서 희망을 찾다 1부’는 0.074%를 기록해 지상파의 애국가 시청률보다 낮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MBN은 이날 0시 가장 먼저 개국방송을 시작했지만 대부분 보도 관련 프로그램으로 편성해 종편인지 의심스럽다는 비판이 나올 정도다.

이처럼 저조한 시청률은 전문가들의 예상에 훨씬 못미칠 뿐 아니라 한국광고주협회의 내년도 종편 시청률 전망치(1.2%)를 크게 밑돈다.

방송계에서는 첫날 시청률만으로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종편사들이 끈질기게 지상파의 70% 수준으로 광고단가를 요구해온 것에 비하면 너무나 초라한 성적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방송의 광고단가는 시청률이라는 객관적 자료에 따라 형성되는 것이 원칙”이라며 “그동안 종편사들의 주장과 달리 이렇게 시청률이 터무니없는데도 무조건 광고를 집행해 달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