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고수는 미래, 범수는 현재, 하수는 과거를 본다
"공부에 몰두하다가 도서관을 나서면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왔다. 그때 쌍쌍이 되어 등산을 갔다오는 사람들과 거리에서 마주치면 그들이 한없이 부러웠다. 그러나 나는 속으로 외쳤다. 너희는 오늘 하루를 소비했지만 나는 내일을 위한 성(城)을 쌓았다. 그러니 너희들은 지금 나한테 지고 있는 거야.이런 생각을 하면서 목표가 달성되었을 때의 내 모습을 그리면 오히려 힘이 솟는 것 같았다. "

서울시장과 충북도지사를 지낸 이원종 씨의 대학시절 이야기다. 《성공한 내 모습을 상상하라》는 말 그대로 '성공한 사람들'의 일기장을 엮어 놓은 책이다. '성공하려면 꿈을 꾸고 목표를 정하고 피나는 노력을 하라'는 뻔한 충고로 들릴 수도 있지만,이 책은 그 당연한 충고들이 왜 당연한지를 느끼게 해준다.

2004년 많은 사람들의 손에 들려 있었던 책 '우연한 성공은 없다'의 요약본이기도 하다. 최초의 민간인 출신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지낸 김봉수 씨,전 세계 마그넷시장의 절반을 석권한 자화전자 김상면 대표,기술력 하나로 초우량 반도체회사를 일군 세미텍 김원용 대표,암 연구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 박재갑 국립암센터 초대원장,최고의 자리에서 박수칠 때 떠났던 이원종 전 지사,국내 정크아트의 개척자 오대호 정크아트 대표.

이 여섯 명이 순서대로 등장해 "나는 어렸을 때 이런 꿈을 꾸었고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이렇게 살아왔다"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당연한 것이지만 이들 여섯 명의 삶에는 하나같이 열악한 환경과 무수한 실패,좌절과 포기 그리고 절박함이 녹아 있다.

김원용 대표가 소개한 '고수론'이 눈길을 붙든다. "고수는 미래를 보고 범수는 현재를 보며 하수는 과거를 본다. 고수는 아랫사람을 키우지만 범수는 주변의 사람을 사귀고 하수는 윗사람만 안다. 고수는 뒤에서 일하지만 범수는 앞에서 일하고 하수는 윗사람 앞에서만 일한다. 고수는 부가가치를 알고 범수는 원가를 줄일 줄 알며 하수는 예산만 안다. 고수는 일하기 전에 생각하고 범수는 일을 하면서 생각하고 하수는 생각 없이 일한다. "

책 제목대로 성공하고 싶다면 자신의 미래 모습을 그려보라는 저자는 성공으로 가는 왕도를 세 마디로 갈무리한다. "꿈을 가져라.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라.습관적인 노력을 반복하라."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